유통 속도보다 내실···식품업계, 확장 전략 보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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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보다 내실···식품업계, 확장 전략 보수화

등록 2026.01.07 16:50

김다혜

  기자

외형 확장보다 체질···수익성 기준 재점검글로벌 성장 지속···관리·생산 체계 '촘촘히'

속도보다 내실···식품업계, 확장 전략 보수화 기사의 사진

고환율과 원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식품업계가 올해 경영 기조를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두고 있다. 해외 수요는 유지되고 있지만 비용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 속도와 운영 방식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외형 확대 기조는 이어가되 관리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향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사 최고경영자들은 올해 최우선 과제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수익성 관리, 리스크 대응을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수출이 실적을 방어해 온 것은 분명하지만 환율과 물류비, 원재료 부담이 상존하는 만큼 내실을 다지겠다는 판단이다.

삼양식품은 '근본'을 올해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글로벌 사업이 커진 만큼 데이터 기반 판단과 품질 관리 기준을 강화해 성장 과정 전반의 기준을 분명히 하겠다는 메시지다. 최근 확대된 글로벌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공급 능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농심은 수출 전용 공장 가동을 통해 글로벌 생산 체계를 보완한다. 올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라면 생산 거점을 확대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하반기 완공되는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효율성을 확대할 전망이다.

오뚜기는 '신뢰'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정직과 진심을 중심으로 소비자 신뢰를 성장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해외 매출 비중 확대가 더딘 만큼 내수 시장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동원그룹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신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식품 계열사 4곳을 아우르는 글로벌 푸드 디비전(GFD)을 통해 글로벌 성장에 집중할 전망이다.

외식업계도 품질 관리와 매장 수익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 속에서 점포 확장보다 주문과 조리, 물류 전반의 효율 개선이 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운영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이 재정비되는 분위기다.

BBQ는 올해 운영 체계 점검에 집중한다. 가맹점 확대보다 점포별 손익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조리 공정과 서비스 속도 등 매뉴얼을 정비할 계획이다. 주문과 주방, 배송 과정에 축적된 데이터를 연동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매장 간 편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디야커피는 내수 재정비와 해외 채널 발굴을 병행한다. 국내에서는 스테디셀러 메뉴를 리빌딩하고 신제품 주기 관리 등을 통해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라오스, 말레이시아, 괌 등 기존 해외 진출 국가를 포함해 캐나다 등으로 점진적으로 해외 출점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성과를 좌우할 변수로 확장의 규모와 속도가 아닌 안정적 경영이 지목된다. 수출과 신사업이 성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비용과 리스크를 통제하지 못하면 수익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외형 성장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더 중요할 시점"이라며 "환율과 원가 상승 등 외부 리스크가 지속되는 만큼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본업 경쟁력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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