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왜 롯데·현대만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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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왜 롯데·현대만 뛰나

등록 2026.01.27 14:13

양미정

  기자

신라·신세계 철수, 1사 1사업권이 초래한 변화임대료 부담 지속, 수익성 우선 전략 대두외국인 소비 감소와 새로운 업계 질서 형성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핵심 사업권을 둘러싼 지형이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한때 면세업계의 상징이자 외형 성장의 핵심 축으로 여겨졌던 인천공항 면세점이 이제는 수익성을 전제로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주요 사업자들의 전략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마감된 인천공항 면세점 DF1(향수·화장품)·DF2(주류·담배) 신규 사업자 입찰에는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만 참여했다. 과거 해당 구역을 운영했던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끝내 입찰을 포기했다. '1사 1사업권' 조건이 적용되면서 두 업체가 각각 한 구역씩 나눠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라와 신세계의 불참은 개별 기업의 판단을 넘어, 공항 면세점을 바라보는 업계 전반의 시각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두 회사는 지난해 높은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DF1·DF2 사업권을 중도 반납하며 약 1900억원의 위약금을 감수했다. 여객 수는 회복됐지만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크게 줄어든 데다, 고환율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공항 면세점의 수익 구조가 구조적으로 흔들렸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도 "소비 패턴 변화와 대외 환경 불확실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 면세 시장 환경은 과거와 달라졌다. 여객 수는 정상화됐지만 소비의 중심은 공항 면세점에서 시내 로드숍으로 이동했다.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 도심 채널로 외국인 소비가 분산되면서, 공항 면세점이 갖던 독점적 지위는 약화됐다. 특히 단체 관광객보다 개별관광객 비중이 확대되면서, 출국 직전 대량 구매를 전제로 한 기존 공항 면세점 모델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현대면세점은 비용 구조를 조정하며 '내실 경영'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동대문점 폐점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 2024년 3분기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DF1·DF2 중 한 곳을 확보할 경우, 인천공항 진입을 계기로 업계 내 위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복귀 역시 이번 입찰의 핵심 변수다. 롯데는 2023년 공항 철수 이후 시내·온라인 면세점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왔다. 다이궁 거래 축소와 해외 비효율 점포 정리를 통해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체질 개선 성과를 냈다. DF1·DF2는 인천공항 내에서도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구역으로, 롯데가 이 중 한 곳만 확보해도 연간 4000억~5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추가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과거와 같은 공격적 베팅이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DF1·DF2의 객당 임차료 하한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이번 입찰은 경쟁 강도가 크게 낮아졌고 낙찰가 역시 하한선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외형 확대보다는 손익 구조를 먼저 따지는 전략이 공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은 경쟁 강도가 낮아지면서 과거처럼 '승자의 저주'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항 사업에 재진입하는 업체와 시내점 중심의 내실 경영을 택한 업체 모두 수익성 개선 국면에 들어서면서, 면세업계 전반에 잠재해 있던 실적 악화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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