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나보타·레티보까지 '빅마켓' 공략···K-미용의료 수출 전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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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타·레티보까지 '빅마켓' 공략···K-미용의료 수출 전선 확대

등록 2026.02.20 17:17

이병현

  기자

파마리서치 5357억·휴젤 4251억, 해외 비중 확대 실적 견인클래시스 영업익 1706억·원텍 525억, 해외 성장에 마진 점프내수 의존 줄고 글로벌 매출 재편, 신규 진입에 경쟁 확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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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용의료 기업이 지난해 잇달아 '역대 최대' 실적을 내놓으며 성장 동력이 해외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스킨부스터(재생·피부 주사)와 보툴리눔톡신, 에너지 기반 미용 의료기기(EBD)로 대표되는 'K-미용의료'가 한류·K-뷰티 확산과 의료관광 회복을 발판으로 미국·유럽·중남미 등 고단가 시장에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키우는 양상이다.

핵심은 매출의 '지역 믹스' 변화다. 아시아 중심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북미·유럽 비중이 확대되면서 ASP(평균판매가격)와 수익성이 동반 개선되고 있다. 장비 설치(Installed base) 누적이 소모품 반복 매출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도 자리 잡으며 실적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특히 북미·유럽 등 선진국 시장 점유율 확대로 매출 구조가 고단가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며 기업 수익 구조가 개선되는 흐름이 눈에 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실적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파마리서치다. 파마리서치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5357억원, 영업이익 2142억원(영업이익률 40%)을 기록하며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70% 증가했다. 회사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내수 수요 확대와 의료기기·화장품 중심 수출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료기기 매출이 62%, 화장품 매출이 69% 늘었다.

파마리서치는 올해부터 유럽 시장 중심으로 '리쥬란' 사업을 본격화하는 한편, 중동·남미로 지역을 넓혀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칠레·페루·아르헨티나·멕시코 등에서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 허가 확보를 통해 중남미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EBD(리프팅·타이트닝 장비) 기업은 해외 비중 확대를 통한 이익률 개선 흐름을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클래시스는 지난해 매출 3368억원(전년 대비 +38%), 영업이익 1706억원(전년 대비 +39%)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50.7%로 집계됐다. 4분기 매출은 934억원으로 분기 매출이 처음 900억원을 넘었고, 4분기 해외 매출은 6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70%를 책임졌다. 회사는 북미·유럽에서 장비 매출이 늘어 설치 기반 확대에 성공했고, 아시아에서는 설치 기반에서 나오는 소모품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클래시스는 해외 채널도 재정비하고 있다. 브라질 현지 대리점 인수 계약을 체결해 중남미를 '직영 체제'로 전환 중이며, 거래가 마무리되면 현지 매출·손익을 직접 인식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2026년 매출 가이던스를 최대 5100억원으로 제시하며 남미 주요 국가 직영 전환, 미국·유럽 본격 성장, 슈링크·볼뉴머 중국 진출 등을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원텍도 해외 시장 성장에 힘입어 실적이 뛰었다. 원텍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5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6.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25억원으로 51.1% 늘었다. 회사는 태국 등 해외 시장 성장에 따른 성과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EBD 기업의 공통 분모로 장비 판매 이후 소모품이 반복 판매되는 구조를 꼽는다. 설치 대수가 누적될수록 카트리지 등 소모품 매출이 따라붙어 이익률이 개선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고마진 소모품 판매를 통해 영업이익 증가 폭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톡신·필러 분야에서도 해외 확대 흐름은 강화되는 모습이다.

휴젤은 2025년 매출 4251억원, 영업이익 201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대표 품목(톡신·필러) 수출 비중이 2024년 66%에서 2025년 74%로 확대됐고, 북남미 지역 연간 매출은 105% 급증했다. 휴젤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파트너 유통과 직접 판매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판매 모델을 추진해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웅제약은 실적 발표에서 '나보타·신약·디지털헬스케어'로 이어지는 성장 엔진을 강조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조3910억원, 영업이익 20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나보타 순매출(Net Revenue) 추정치는 2억9600만달러(약 4281억원)다.

나보타 해외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30일 멕시코 유통 파트너사 M8과 295억원 규모의 나보타 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를 통해 ISAPS 기준 중남미 상위 5대 미용·성형 시장(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콜롬비아·칠레) 진출을 완료했다. 또 나보타는 미국 미용 톡신 시장에서 '주보(Jeuveau)' 브랜드로 14%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신규 주자까지 가세하며 경쟁 구도는 더 복잡해지고 있다. 에이피알(APR)은 화장품·홈 뷰티 디바이스를 넘어 올해 하반기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EBD) 1~2종의 출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스킨부스터 시장에서는 ECM(세포외기질) 기반 제품을 들고 나온 신규 업체가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업황 측면에서는 안티에이징 수요가 장기 성장의 바탕으로 거론된다. 특히 최근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으로 급격한 체중 감량 이후 피부 처짐을 개선하려는 수요가 추가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다른 축은 의료관광이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연간 의료 소비액은 2021년 1196억원에서 지난해 2조796억원으로 급등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용의료도 신뢰가 중요한 영역인 만큼 선진 시장 인허가와 임상 데이터 축적이 점유율을 좌우할 수 있다"며 "북미·유럽에서 기반 확대가 이어지는 구간에 진입하면 성장 여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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