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구글 '정밀지도' 반출 걱정 덜었다···네이버는 이미 '핵심기술' 내재화

ICT·바이오 인터넷·플랫폼

구글 '정밀지도' 반출 걱정 덜었다···네이버는 이미 '핵심기술' 내재화

등록 2026.03.18 09:14

임재덕

  기자

내비게이션 핵심 '맵매칭 엔진' 자체 기술 개발·적용방대한 로컬 데이터 활용한 '시너지 기능'도 개발 중내비 포함된 '완전체' 구글 지도 출시 전 R&D 집중

'고정밀지도'를 확보한 구글이 조만간 한국에서도 내비게이션(길 찾기)까지 포함된 '완전체' 구글 지도 서비스에 나설 가능성이 큰 가운데, 토종 경쟁사인 네이버는 이미 내비 핵심 기술의 '내재화'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그동안 쌓아온 '로컬 데이터'를 활용한 특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며, 구글의 본격적인 '지도 공세'를 이겨낸다는 구상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18일 네이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네이버 지도에서 서비스하는 내비게이션의 '맵매칭 엔진'을 지난해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적용했다. 맵매칭 엔진은 이용자의 위치를 가상의 지도상 위치에 매칭함으로써 길 안내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핵심 솔루션이다.

네이버는 2020년부터 외부 솔루션을 빌려 서비스해왔는데, 이를 100% 자체 기술로 내재화한 것이다. 이로써 네이버 지도에서 구동되는 내비게이션은 네이버 기술로만 동작하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피드백을 받고 기능에 반영하거나, 새로운 경로를 반영하는 등 서비스의 빠른 개선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내비게이션 데이터 품질을 개선하고자 '거리뷰' 이미지에서 ▲과속카메라 ▲일방통행 ▲회전금지 등 도로의 속성을 추출해 반영하는 기술도 만들고 있다. 지도 서비스의 성패는 길 안내의 첨병인 '내비게이션' 기능에 달린 만큼, 원천 기술에 대한 연구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지도 플랫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들도 준비한다. 지난해에는 지도 사용자에게서 나오는 지표(클릭·길찾기) 등으로 '실시간 인기 장소'를 추출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특정 장소가 인기 있는 이유를 거대언어모델(LLM) 분석을 통해 뽑아내는 기술인데, 네이버가 가진 방대한 로컬 데이터와 만나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

로컬 관광지나 핫 플레이스를 소개하는 콘텐츠(숏폼 등)를 피드형으로 제공함으로써 이용자 방문을 유도하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네이버가 이처럼 '지도 플랫폼'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배경은 본격적인 구글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구글은 국내에서 지도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우리 정부의 보안 심사를 통과한 질 낮은 지도 데이터만 제한적으로 제공받아 내비게이션과 같은 핵심 기능을 구현할 수 없었던 영향이 컸다.

실제 앱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가 2024년 낸 자료에 따르면 구글 지도에 익숙한 방한 외국인들은 여행 중 길 찾기 앱으로 네이버 지도(56.2%)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반면 구글 지도는 33.9%에 그쳤다. 앱 점유율도 이 지표와 일맥상통한다. 같은 조사기관의 올해 1월 수치를 보면 국내 지도 앱 점유율 1위는 2880만명의 고객(MAU)을 보유한 네이버 지도다. 구글 지도는 998만명으로 네이버 지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구글의 요청을 수용해 고정밀지도(1대 5000)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50m 거리를 지도상 1㎝로 표현해 골목길까지 식별하는 데이터가 제공돼 구글 역시 우리나라에서 내비게이션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된 영향이다. 이에 양사의 고유 기술력에 따라 지도 플랫폼의 패권이 갈리게 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이 고정밀지도를 확보하면서 지도 정확도가 높아지고, 이를 활용한 연계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방대한 로컬 데이터를 앞세운 토종 기업들의 입지를 단기간 내 위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