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름값 2000원 위협하더니, 중고 전기차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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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2000원 위협하더니, 중고 전기차 역주행

등록 2026.03.18 17:58

권지용

  기자

유가 불안에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수요 확대가솔린·디젤 인기 하락, 친환경차 전환 속도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제공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제공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여파로 리터당 2000원을 위협하던 국내 휘발유 가격이 최근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정점을 찍고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한 차례 '고유가 쇼크'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이미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18일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2월 1일~3월 8일) 연료별 조회수 분석 결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비중이 동반 상승했다.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자 당장 가격 하락보다는 장기적으로 '유지비 방어'가 가능한 모델에 매수세가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기차 약진이다. 2월 초 9.3% 수준이었던 전기차 조회 비중은 한 달 만에 11.0%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신차 시장이 보조금 축소와 화재 불안으로 이른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이미 감가가 충분히 이뤄진 테슬라 모델 3·Y 등이 고유가 시대의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며 캐즘의 벽을 넘어서는 모양새다.

하이브리드 역시 14.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 등 인기 모델은 신차 대기 기간이 여전히 길어 즉시 출고가 가능한 중고차 시장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 반면 가솔린(45.9%)과 디젤(22.7%) 모델은 유가 불안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으며 조회 비중이 소폭 감소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연장 등 가격 안정 조치에 나서고 국제 유가가 일부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중동 정세가 재차 악화될 경우 언제든 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고유가 트라우마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에 깊게 박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변동성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이미 '탈(脫) 내연기관'을 실질적인 생존 전략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경제성을 중시하는 중고차 시장 특성상 친환경차로의 체질 개선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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