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시밀러 강자' 삼성바이오에피스, 조기 동맹으로 개발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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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밀러 강자' 삼성바이오에피스, 조기 동맹으로 개발 '속도전'

등록 2026.03.19 17:08

현정인

  기자

엔티비오 포함 바이오시밀러 개발·판매 계약 체결판매 중심 파트너십에서 개발 초기 협력으로 전환진입 장벽 낮춘 FDA···'퍼스트 무버' 확보 중요성 ↑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스위스 제약사 산도즈와 전임상 단계부터 손을 잡으며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략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통상 임상 이후 상업화 단계에서 이뤄지던 협력 구조를 개발 초기로 앞당기며 속도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산도즈와 엔티비오(성분명 베돌리주맙) 바이오시밀러 'SB36'을 포함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및 판매에 대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전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대상으로 한 조기 협력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계약 구조를 보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품 개발과 생산·공급을 맡고, 산도즈는 상업화 시점에 글로벌 판권(한국, 중국, 홍콩, 대만, 마카오 제외)을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SB36 포함 최대 5종의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에 대한 전략적 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산도즈는 이미 2023년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SB17'의 북미·유럽 판매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협력이 상업화 단계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전임상 단계부터 공동 개발에 나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엔티비오는 일본 제약사 다케다의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로, 글로벌 매출이 연간 약 9141억엔(약 9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일부 특허는 순차적으로 만료 구간에 진입하고 있지만, 복수의 특허로 보호되고 있어 실제 바이오시밀러 진입 시점은 2020년대 후반에서 2030년 전후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략 변화의 신호로 해석한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이후 판매 중심의 파트너십이 일반적이었지만,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개발 초기부터 협력해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산도즈의 사업 전략과도 맞물린다. 산도즈는 향후 10년간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 규모가 6600억 달러(약 96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중 바이오시밀러 시장 기회를 약 3220억 달러(약 470조원)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27개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며, 향후 10년 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59%를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산도즈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개발·제조·공급을 담당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페링파마슈티컬스 출신 아민 메츠커 박사를 영입하는 등 사업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를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조기 협력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제도 변화도 이러한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바이오시밀러 개발 관련 지침을 완화하며 일정 조건 충족 시 미국 외 지역 대조약을 활용한 임상 데이터도 인정하기로 했다. 기존에 요구되던 3자 PK 시험 부담도 줄어들면서 개발 비용과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개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시장에서는 '속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한 번 처방된 제품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약국에서 제품 간 대체 조제도 제한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보험 등재와 병원 계약 등 초기 시장 형성도 중요해 먼저 진입한 기업이 유통망과 가격 기준을 선점하기도 쉽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가장 먼저 출시되는 제품을 의미하는 '퍼스트 무버'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번 협력 역시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개발 초기부터 속도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후속 파이프라인의 조기 개발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체결로 당사의 연구개발 역량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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