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대신 단거리, 특히 국내 예약 급증항공료 부담 속, 렌터카·숙소 수요 급상승가성비·프리미엄 여행 '양극화 소비' 뚜렷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촉발한 고유가·고환율 여파가 여행 시장의 수요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항공비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장거리 해외여행 수요가 위축되는 대신 국내와 일본·동남아 등 근거리 여행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18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95.19달러로 전월 동기(99.4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유류할증료 급등이 현실화되면서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의 체감 여행비용은 크게 늘면서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다. 여행 플랫폼 올마이투어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내국인의 국내 숙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2.7%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는 이어져 4월 1~5일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3% 급증했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로 눈을 돌리는 '유턴 수요'가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국내 이동 수요 확대는 렌터카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롯데렌탈에 따르면 제주 지역 렌터카 예약률은 이달 기준 전년 대비 24% 증가했고, 5월 예약률은 46.8% 급등했다. 내륙 지역 역시 증가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국내 여행 수요 확대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항공비 부담이 커질수록 '비행기를 타지 않는 여행'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에게 한국은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안전 여행지'로 부각되며 인바운드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올마이투어 집계 기준 3월 중국·동남아 관광객의 국내 숙소 예약은 각각 63.1%, 78.2%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1분기 지방공항 입국 외래객도 49.7% 늘며 지역 관광까지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여행 소비 패턴 역시 빠르게 양극화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가성비 여행'과 차별화된 경험에 집중하는 '프리미엄 여행'으로 수요가 갈리는 모습이다. 유류할증료 인상 직전 '막차 수요'가 몰리는 등 가격 민감도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항공 수요가 기존 대형항공사(FSC) 중심 장거리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LCC) 기반 단거리 노선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환율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해외 장거리 수요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국내·근거리 중심으로 재편된 수요를 얼마나 상품화하느냐가 향후 여행업계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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