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에 관세 관련한 의견서 제출실적 부담 표면화···직접적인 반발 움직임호세 무뇨스 "관세 부담, 현지화 전략 속도"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 움직임에 정면 대응에 나섰다. 특히 중복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며 현지 생산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간 신중한 기조를 유지해온 현대차그룹이 이례적으로 공개 반발에 나서면서 수익성 방어에 대한 위기감이 표면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슈퍼 301조'와 기존 '232조' 관세 조치의 중복 적용을 막아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USTR은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을 대상으로 불공정 무역 조사와 시정 조치, 무역 협상 등을 담당하는 연방 기관이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장하는 가운데, 복수의 무역 조치가 적용될 경우 현지 생산 비용과 투자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이는 비용 부담만 키울 뿐 현지 생산능력 확대나 고용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슈퍼 301조'는 기존 무역법 301조를 강화한 통상 제재 장치로, 불공정 무역행위를 한 교역상대국을 선별해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USTR은 한국에 대해서도 구조적 과잉생산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수출 품목이 타깃으로 거론되는 만큼, 해당 제도 시행 시 대미 수출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회사가 직접 반기를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4월 미국이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현대차는 현지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같은 해 11월 관세율이 15%로 인하됐지만, 회사는 보호무역 흐름에 따라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더욱 강화했다.
하지만 관세 정책으로 인한 손실은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현대차는 연간 관세 비용으로만 4조1000억원을, 기아는 3조원 수준을 떠안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 여파로 같은 기간 양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쪼그라들었다. 조용히 비용 부담을 감내해오던 회사가 정면 대응에 나서게 된 이유다.
당장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현대차의 경우 1분기 매출 45조7741억원, 영업이익 2조66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예상치대로라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오르지만, 영업이익은 26% 수준 줄게 된다. 향후 관세율이 25%로 복원되거나 중복 관세가 적용될 경우, 수익성 방어는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호세 무뇨스 사장의 경영 역량에도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외국인 최초로 현대차 사장으로 취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다만 취임 이후 대외 악재가 잇따르면서 수익성이 하락했고 현재까지 눈에 띄는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 사업자등록증에 기재된 대표자 이름이 호세 무뇨스 사장에서 최영일 국내생산담당 부사장으로 변경됐다. 회사 측은 복잡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실적 둔화에 따른 영향으로 경영진 체제에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외국인 사장 체제가 처음인 만큼 사업등록증상 대표자 변경도 이례적인 사례"라며 "행정상 편의를 위한 조치일 뿐 다른 의미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무뇨스 사장은 향후 공격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고 수익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는 20일(현지시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세 부담으로 단기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지화에 속도를 내야하고, 그 사이 비용 절감과 가격 조정을 통해 재무적 충격을 상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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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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