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책무구조도와 역대 최대 금융사고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이지숙의 금융인사이드

책무구조도와 역대 최대 금융사고

등록 2026.04.22 17:00

이지숙

  기자

책무구조도 도입 효과 미흡신뢰 회복이 필요한 금융권

reporter

"불완전판매 근절, 보이스피싱 선제적 대응 등 사전 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의 강화와 개혁 수준의 내부통제 고도화가 필요하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신년사)

"금융소비자보호를 더욱 강화해 갑시다. 내부통제 강화와 책무구조도의 실효성 있는 구동에도 힘써 주시길 당부드린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신년사)

금융지주 회장들이 매년 신년사를 통해 '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음에도 업무 현장의 금융사고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123건으로 공시가 도입된 지난 2014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특단의 조치로 '책무구조도'를 본격 시행했고, 주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은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으나 금융사고 예방에는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금융사고 적발건수는 2024년 86건 대비 43% 급증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경우 전년대비 금융사고가 감소했으나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늘어났다.

하나은행의 경우 2024년 10건의 금융사고가 2025년에는 33건으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금융사고 발생 건수다. 신한은행의 경우 2024년 7건에서 2025년 27건으로 금융사고가 대폭 늘었고 우리은행도 2024년 14건에서 2025년 23건으로 늘어났다.

올해도 금융사고 공시는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21억2446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으며 하나은행도 39억9994만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금융사들은 최근 금융사고 급증에 대해 오히려 엄격한 기준과 자기검열의 결과라고 해명한다. 내부 점검이 한층 강화되며 과거 이상거래를 발견하는 횟수가 늘었고 금융사고 규모가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단 이 같은 해명이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올지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금융사의 취약한 리스크관리로 벌어지는 대형 금융사고는 결국 고객과 주주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매년 신년사를 통해 강조하듯 금융은 신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산업이다. 반복되는 금융사고는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니라,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다. 더욱이 금융사의 보여주기식 내부통제로 인해 금융사고가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향후 시장의 신뢰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내부통제가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어느정도 마련한 만큼 이제는 '제대로 작동하는 통제'에 집중해야 한다. 책무구조도가 도입된 지도 이제 2년차에 접어들었다. 실제 시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를 통해 금융사고의 반복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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