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젠슨 황, 하루 만에 자동차·게임·로봇·반도체 훑었다···내일 'AI 협력' 본게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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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하루 만에 자동차·게임·로봇·반도체 훑었다···내일 'AI 협력' 본게임(종합)

등록 2026.06.07 22:22

고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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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우

  기자

정의선·장병규·김택진·박정원·최태원 잇달아 만나'치킨 러버' 젠슨 황, 최태원과 '깐부 회동' 재연8일부터 기업 사옥 순회···'한국 선물' 윤곽 공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3일차에도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자동차·게임·로보틱스·반도체·통신 업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협력 접점을 넓혔다. 냉면 오찬부터 PC방 회동, 잠실야구장 시구, 깐부치킨 만찬까지 숨 가쁜 하루를 보낸 황 CEO는 8일부터 국내 주요 기업 사옥을 돌며 사업 협력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이른 오후부터 저녁 7시40분까지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쉼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가장 먼저 황 CEO는 서울 중구 평양냉면 전문점 우래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두 사람은 8일 예정된 현대차 양재 사옥 회동을 앞두고 인공지능(AI) 분야 전반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를 넘어 자율주행 플랫폼, 로봇, 디지털 트윈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를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어 양측의 협력 접점이 크다.

정 회장과 오찬을 마친 황 CEO는 곧바로 강남에 위치한 PC방으로 이동해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만났다. 현장에서는 엔비디아 기술이 적용된 AI 기반 게임 캐릭터 'PUBG 앨라이' 시연이 진행됐다.

장병규 의장은 행사 이후 취재진과 만나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사업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왔다"고 했다. 이어 "최근 1~2년간 엔비디아와 협력하며 게임과 AI를 결합하는 기술을 준비해 왔고, 이번이 게임과 AI가 만나는 시작점 같다"고 말했다.

황 CEO는 곧바로 신논현역 인근 PC방으로 이동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배재현 부사장, 이성구 수석부사장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황 CEO는 "한국은 항상 내 마음속에 특별한 곳이었다"며 "한국과 지포스는 함께 성장해왔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황 CEO가 앞서 언급한 방한 '네 가지 선물' 중 하나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PC 라인업 'RTX 스파크'도 소개됐다. 엔비디아는 고성능 GPU를 기반으로 게임뿐 아니라 생성형 AI와 콘텐츠 제작까지 처리할 수 있는 AI PC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국내 게임사 간 협력 범위가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래픽 성능 개선과 최적화가 주요 협력 분야였다면, 앞으로는 AI 캐릭터, 생성형 AI, 개발 효율화,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 등으로 접점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가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6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가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6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황 CEO는 이후 잠실 야구경기장으로 향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함께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의 시구·시타자로 나서 투·타 호흡을 맞췄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뜻하는 '93'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황 CEO는 시구에 앞서 "Korea! 이곳에 오게 돼 정말 좋다"며 "저와 제 가족을 환영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와 한국의 기술력은 함께 발전하고 있다"며 "여러 훌륭한 파트너들과 함께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덧붙였다.

시구 이후 자신의 투구에 대해서는 "끔찍한 공이었다"며 "하마터면 박 회장님을 맞힐 뻔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산과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소재와 로보틱스 분야에서 접점을 갖고 있다. ㈜두산 전자BG는 엔비디아에 AI 가속기용 하이엔드 동박적층판(CCL)을 공급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기반으로 제조·서비스 현장 자동화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황 CEO의 출장 3일차 마지막 행선지는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이었다. 이곳은 황 CEO가 지난해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차 방한했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깐부 회동'으로 화제를 모은 장소다.

이번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황 CEO를 맞았다.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담당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함께했다. 엔비디아 측에서는 황 CEO와 부인 로리 황,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동은 엔비디아 측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 역시 엔비디아 측이 깐부치킨 삼성점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이 회장, 정 회장과의 '깐부 회동'에 함께하지 못했던 최 회장을 위해 황 CEO가 같은 장소를 다시 택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자리는 본격적인 사업 논의보다는 양측의 우의를 다지는 분위기에 더 가까웠다. 최 회장과 황 CEO는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생맥주와 소주잔을 부딪치며 회동을 시작했다.

회동 중에는 최 회장과 황 CEO가 이른바 '러브샷'을 하며 건배를 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황 CEO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친분을 드러냈고, 황 CEO도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최 회장은 건배 직후 "이제 진짜 깐부가 됐다(So now become a kkambu)"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황 CEO가 한국을 찾은 본격적인 이유는 8일부터 드러날 전망이다. 황 CEO가 방한 기간 내내 언급해 온 '한국에 주는 선물(사업)'의 구체적인 윤곽이 이날 공개되기 때문이다.

황 CEO는 국내 주요 기업 사옥을 돌며 구체적인 사업 회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전에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찾아 최태원 회장과 다시 만나며, 이후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 LG 주요 경영진과 회동한다.

이어 서울대학교와 현대차 양재 사옥, 네이버 사옥 등을 잇달아 찾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만난다.

마지막 일정으로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해 국내 AI·로봇 관련 기업들과 접점을 넓힌다. 이 행사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현대차그룹, LG전자, 네이버, 크래프톤, 업스테이지, 두산로보틱스 등이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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