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가 LNG선·FLNG 효과에 이익률 9%대 진입조선용 후판가격, 25년 상반기 80만원대로 올라조선 빅3 중 민감율 가장 높아, 분기 이익에 영향
삼성중공업이 후판가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분기 LNG운반선과 FLNG 물량 효과에 시장기대치를 뛰어넘는 이익을 올렸지만 조선용 후판가에 따라 향후 이익률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9023억원, 영업이익 27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4080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122%(1500억원) 늘었다.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9.4%로 2025년 연간 영업이익률이 8.1%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수익성이 한 단계 올라섰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매출 증가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다는 점이다. 조선업은 수주와 매출 사이에 2~3년의 시차가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 실적에는 저가 수주 물량이 줄고, 선가가 높았던 시기에 확보한 LNG운반선과 해양 프로젝트 물량이 더 많이 반영되고 있다. 같은 배를 지어도 과거보다 남는 이익이 커지는 구간에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이 구간에서 후판 가격 상승은 실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후판은 선박의 외판과 주요 구조물에 들어가는 두꺼운 강판이다. 선가가 이미 계약 당시 정해져 있는 조선업 특성상, 건조 과정에서 후판 가격이 오르면 조선사는 그 부담을 곧바로 선주에게 넘기기 어렵다. 철강사와 조선사의 후판 가격 협상이 단순 구매 단가 문제가 아니라 조선사의 영업이익률 문제로 연결되는 이유다.
조선용 후판 가격은 2023년 상반기 톤당 100만원 안팎에서 같은 해 하반기 90만원대 중후반으로 내려간 뒤, 2024년 상반기 80만원대 중후반, 하반기 70만원대 후반까지 하락했으나, 2025년 상반기에는 80만원대 중반으로 다시 오르며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후판 구매가가 톤당 5만원 오를 경우 조선사 매출원가율이 0.3~0.5%포인트(p)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업체별 민감도는 삼성중공업이 0.54%포인트로 가장 높고, HD현대중공업 0.36%포인트, 한화오션 0.26%포인트 순으로 제시됐다.
이 추정치를 삼성중공업의 이번 1분기 실적에 대입하면 부담 규모가 보다 선명해진다. 삼성중공업의 1분기 매출 2조9023억원에 0.54%를 적용하면 후판값 5만원 인상에 따른 분기 영업이익 훼손 가능액은 약 157억원이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2731억원의 약 5.7%에 해당한다. 후판 가격 상승분이 해당 분기 원가에 모두 반영된다는 단순 가정 아래에서는 영업이익이 2731억원에서 약 2574억원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영업이익률 기준으로도 영향은 작지 않다. 삼성중공업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9.4%였지만, 후판값 5만원 인상 효과를 단순 반영하면 8.9% 수준으로 내려간다. 고선가 LNG선과 FLNG가 만든 수익성 개선분의 일부가 후판값 상승으로 흡수되는 구조다. 조선 호황의 과실이 온전히 조선사 손익에 남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 가격을 통해 철강 쪽으로 일부 이전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선업황 회복이 모두 조선사 몫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고선가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동시에 커지고 있지만, 후판 가격이 반등하면 이익률 개선 속도는 둔화될 수 있다. 조선사의 실적을 볼 때 수주잔고와 후판 가격 흐름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사와 조선사 간 후판 계약 가격은 서로의 수익이 좌우될 수 있기에 민감하게 논의되는 사안"이라며 "조선사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입 비중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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