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재발 방지 위한 최소 조치"1.9조 안전투자 속 현장 갈등 확산수주 신뢰도·ESG 리스크로 번지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노사 간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회사는 안전 규정을 어긴 현장 담당자들에게 징계를 내렸고 노조는 구조적 책임을 현장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지난 2월 26일과 3월 3일 크레인 작업 중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2월에는 타워크레인이 서비스타워와 부딪혀 작업자가 추락했고 3월에는 하선 중이던 발판 자재가 떨어져 도크 바닥의 작업자 2명이 다쳤다.
회사 측은 이 사고로 다친 노동자들이 장기간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는 정상적인 생계 유지가 어려울 정도의 후유장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노사와 관계기관의 합동 조사 결과, 사고 관련자들이 크레인 신호작업 표준을 지키지 않거나 작업 중 근무 장소를 이탈하는 등 안전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안전 규정 위반이 동료 노동자의 중상으로 이어진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을 묻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사고 관련 현장 담당자 3명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크레인 운전자, 직·반장, 파트장 등에게는 견책 또는 경고 조치를 취했다. 회사는 이번 징계가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근거한 절차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리 책임이 있는 관리자에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분이 내려진 반면, 현장 노동자에게 정직 등 중징계가 집중됐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번 사고가 개인의 부주의만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인력 부족, 공정 혼재, 관리감독 부실 등 구조적 문제가 겹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갈등은 사업장 밖으로도 번졌다. 회사 측은 노조가 지난 4월 제조총괄 임원실에 들어와 노트북과 태블릿PC, 전화기, 의자 등 집기류를 가져갔으며,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사무기기 반출 문제를 부각하며 사고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거제사업장뿐 아니라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빌딩 앞에서도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안은 한화오션이 대규모 안전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민감하다. 한화오션은 2024년부터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안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노후 크레인과 고소차 교체, 협력사 안전 지원, 안전문화 컨설팅, 글로벌 안전관리 체계 도입 등이 포함된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미 크레인 24대와 고소차 170대를 교체했고, 협력사 안전 강화를 위해 3년간 108억원을 추가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업은 대형 중량물과 고소 작업, 화기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고위험 산업이다. 안전사고가 반복되면 노사 갈등을 넘어 공정 차질, 발주처 신뢰 저하, ESG 평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화오션이 이번 징계 철회 요구에 강하게 선을 긋는 것도 안전 원칙이 흔들릴 경우 조선소 경쟁력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입장문을 통해 "ESG 경영이 강조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하지 않은 조선소는 고객 신뢰를 얻기 어렵고, 결국 수주 경쟁력도 흔들릴 수 있다"며 "안전은 생명존중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본 조건인 만큼, 임직원의 생명과 안전을 저해하는 어떠한 요구에도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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