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공보험 및 CPT 코드 발급 일정 차질매출 74% 비중···수익성 개선 기대 흔들
뷰노의 인공지능(AI) 심정지 예측 솔루션 '뷰노메드 딥카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지연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FDA 510(k) 심사에서 '동등성 증빙 불충분(NSE)' 통보를 받으면서다. 뷰노는 임상 데이터를 보완해 재신청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당초 올해를 기점으로 삼았던 수익성 개선 일정에는 불가피하게 제동이 걸렸다.
이번 심사에서 FDA가 주목한 것은 기기 자체의 효능보다 '기존 합법적 판매 기기와 비교했을 때 실질적 동등성'이다. FD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10(k)는 기존 허가 제품(Predicate Device) 대비 안전성과 유효성이 같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절차다. 딥카스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예측 알고리즘을 적용한 혁신 기기의 경우, 비교할 만한 마땅한 기존 제품을 찾지 못해 510(k)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업계에서는 뷰노가 '드 노보(De Novo)' 트랙으로 우회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드 노보는 비교할 수 있는 기존 제품이 없는 신기술 의료기기를 위한 별도의 인허가 경로다. 실제로 자율형 당뇨망막병증 진단 AI인 '아이디엑스-디알(IDx-DR)'이나 뇌졸중 의심 환자를 자동 분류하는 '비즈에이아이(Viz.ai)' 솔루션 역시 510(k)로 직행하지 못하고 신기술 전용인 '드 노보(De Novo)' 트랙을 밟아야 했다.
드 노보 트랙 통과 시 해당 기기가 새로운 표준(Predicate)으로 자리 잡는 이점이 있지만, 통상 510(k)에 비해 훨씬 방대하고 독립적인 임상 증명 자료를 요구하며 심사 기간도 수개월 이상 길어진다. 뷰노로서는 인허가를 위한 시간적, 재무적 기회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미국 공공보험 진입 시점이 어긋났다는 점이다. 미 연방관보(GovInfo)에 공개된 규정안을 보면,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2027 회계연도 입원 포괄수가제에서 딥카스를 신기술추가지불보상(NTAP) 대상으로 분류해 사례당 최대 236달러의 추가 지급을 제안한 바 있다. 단, 여기에는 '2026년 5월 1일까지 FDA 허가 획득'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어 있다. 이미 해당 데드라인을 넘긴 만큼, 뷰노의 2027 회계연도 NTAP 진입은 사실상 무산돼 다음 연도를 기약해야 하는 실정이다.
미국 시장의 진짜 관문인 사보험 시장 진입(CPT 코드 발급) 역시 지연될 위기다. 미국 병원이 AI 소프트웨어 구매에 지갑을 열려면, 미국의사협회(AMA)가 부여하는 공식 의료행위 코드(CPT)를 받아 민간 보험사에 수가를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 FDA 허가는 이를 위한 첫 단추로, 인허가가 지연될수록 후속 조치인 보상 체계 편입 일정도 연쇄적으로 밀려 초기 현금 흐름 창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뷰노의 높은 딥카스 의존도와 맞물려 시장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지난해 뷰노의 전체 매출(약 348억원) 중 딥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74%(약 25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깜짝 흑자 전환을 이끈 핵심 동력 역시 딥카스였다. 뷰노는 이에 힘입어 최근 손익분기점에 바짝 다가섰으나, FDA의 이번 결정으로 빠른 수익성 개선에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뷰노 측은 FDA의 이번 결정이 기술력에 대한전면 부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딥카스는 일반병동 입원 환자의 심정지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는 AI 기반 조기경보 소프트웨어다. 혈압·맥박·호흡·체온 등 병원에서 반복 측정되는 활력징후 데이터를 분석해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을 점수화하고, 의료진이 고위험 환자를 먼저 확인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의료영상 판독을 보조하는 다수 의료AI와 달리 병동 모니터링과 환자 안전 관리 업무에 직접 연결되는 제품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딥카스는 유럽(CE MDR)과 영국(UKCA) 인증을 마쳤고, 국내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수만 개 병상에 도입돼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 2월 유치한 1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도 미국 시장 진출 재도전을 위한 재무적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관건은 뷰노가 재신청에서 FDA의 동등성 요구를 얼마나 빨리 해소하느냐 그리고 NTAP 재도전에서 임상·비용 근거를 다시 연결할 수 있느냐다.
뷰노 측은 "이번 결과가 2027년 NTAP 적용 시한인 5월 1일을 앞두고 나온 점은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라면서 "이번 과정을 통해 미국 시장이 요구하는 임상적 기준과 기대 수준을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임상자료를 정비해 신속하게 허가를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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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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