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사실조회 두고 '실익 없다' vs '진실 밝힐 열쇠''사흘 휴일' 두고도 첨예···추상적 주장vs 이사회 녹취록이 증거
한미약품그룹 '4자연합'(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의 균열을 촉발시킨 600억원 규모 위약벌 소송에 돌연 메리츠증권이 소환됐다. 그룹 시니어케어 사업이 불발된 게 갈등의 불씨가 됐는데, 자문을 맡은 이 기업을 통해 그 진실을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송영숙 회장과 신동국 회장은 지난해 6월의 1‧2차 이사회 결의 사이의 휴일 기간에 대한 증거 제출 건을 놓고도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소송 지연을 경계하며 양측에 다음 기일인 오는 6월25일까지 모든 증거 신청을 마치라고 경고했다.
7일 서울중앙법원 민사합의 30부 심리로 열린 2차 변론기일에서 송영숙 회장 측은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한 사실조회 채택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메리츠증권은 한미약품그룹이 추진하려던 시니어케어(실버타운) 사업의 자문을 담당했다.
송 회장 측은 2025년 6월5일 신 회장이 시니어케어 사업 투자를 확정했다가 3일간(6월 6~8일)의 휴일 이후인 9일 돌연 이사회 결의를 새롭게 상정했고 이튿날 표결에 부친 것을 문제 삼았다.
송영숙 회장 측은 "피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메리츠증권이 실제로 피고 측을 압박했는지, 그 이전에 한미사이언스 측에 어떤 자료를 제공하고 어느 수준의 논의가 오갔는지 확인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피고 측이 해당 기간(6월6~9일) 동안 증거가 있으면 제출하면 되는데 지금까지 추상적인 주장만 하고 단 하나의 증거도 제출하지 않았다. 피고가 증명하지 않았으니 크게 다툴 수는 없지만, 이 부분은 메리츠증권 회신이 있으면 더 명확하게 확인될 수 있고, 원고, 피고와 재판부에서도 수긍할 수 있는 결론이 나올 수 있겠다고 기대해 신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동국 회장 측은 송영숙 회장 측 가압류 조치로 인해 주식과 부동산 처분에 곤란을 겪고 있다며 신속한 재판 진행을 요청했다. 동시에 "원·피고 간 확정적 투자 합의가 없었다는 점은 이미 제출한 이사회 의사록과 녹취록으로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해당 녹취록엔 메리츠증권 관계자가 '당일 의사 결정을 해달라, 일주일도 너무 느리다'고 독촉한 사실이 담겨 있다는 게 신동국 회장 측 주장이다.
신동국 회장 측은 "1차 결의가 조건부였기 때문에 2차 이사회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신동국 회장 입장을 정리해 메리츠증권에 전달하는 절차를 진행했던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즉 메리츠증권에 다시 사실조회를 보내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흘간의 공백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쳤다. 신동국 회장 측은 2025년 6월 6일부터 8일 동안 서울성모병원의 참여 의사 불가를 확인하고 이사회를 새로 열었다고 했다.
신동국 회장 측은 "1차 이사회가 조건부였기 때문에 성모병원의 확답, 즉 적극적인 참여를 확인하는 것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어 신용삼 사외이사가 이를 확인해봤고 성모병원이 확답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이에 따라 이사회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송영숙 회장 측은 이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가 단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송영숙 회장 변호인은 "주장만 있고 증거는 없다"며 "성모병원 산학협력단 측과 사업이 진행 중으로 알고 있으며 메리츠증권이 가장 잘 알고 있을 이 부분을 밝혀야 원고 주장이 명확해진다"고 역설했다.
신동국 회장 측은 "성모병원 실버타운 사업은 결국 실패했고 종목 자체가 바뀌어 진행되지도 않는데 무엇을 진행 중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즉각 반박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자료인 이사회 녹취록과 의사록마저 빼놓고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이 왜 자꾸 무리하게 증거 제출을 요구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피력했다.
재판부는 메리츠증권이 의사결정을 돕는 관여자에 불과하며 신동국 회장 측이 어떤 결정을 내렸느냐가 위약벌 소송의 핵심이라고 짚으면서 메리츠증권의 개입 정도는 다소 반론적 쟁점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원고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메리츠증권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을 채택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까지 사실조회 회신이 도착하면 결과를 보겠지만 그때까지 오지 않으면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며 "증거 신청은 다음 기일까지 모두 마쳐야 하며 이후에는 증거 신청을 더이상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신동국 회장 측은 필요하다면 메리츠증권에 자신들의 질의가 포함된 사실 조회를 함께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영숙 회장 측은 메리츠증권 사실조회 외에 3일간의 내부 상황을 증언해줄 증인으로 사내이사 1~2명을 추가 증인으로 신청하는 방안을 다음 기일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다음 기일은 오는 6월 25일로, 양측 최후 증거 신청이 집중되는 만큼 이 소송의 실질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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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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