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기업대출 두 달째 5조원대 폭증···가계대출 0.21% 감소 '대조'공격적 영업에 수익성·리스크 '줄타기'···"기업금융발 건전성 관리 직면"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 속에서 은행권의 수익 모델이 변곡점을 맞았다. 과거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안정적인 성장에서 벗어나 기업대출 중심의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면서 자칫 건전성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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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 수익 모델이 기업대출 중심으로 전환
가계대출 감소, 기업대출 확대 추세 뚜렷
공격적 기업대출 확대로 건전성 우려 대두
5대 은행 1분기 기업대출 잔액 865조2810억원, 전년 말 대비 3.82% 증가
가계대출 잔액 766조1577억원, 0.21% 감소
3월 기준 신규 기업대출 평균 금리 4.09%, 가계대출 금리 4.30%보다 0.21% 낮음
은행 간 우량 기업 유치 경쟁 심화
기업대출 금리 역전 현상 발생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에 따라 기업대출이 주력 수익원으로 부상
기업대출은 대출 규모 크고 마진 높지만 리스크도 큼
신용·기술 기반 대출 확대 시 은행 부실 위험 증가
경기 침체, 산업 변화에 따라 상환능력 저하 가능성
금리 인하 등 무분별한 기업 유치 경쟁, 부실 자산 위험 초래 우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자산 건전성 관리에 새로운 과제 경고
중소기업 대출 비중 큰 은행, 경기 악화 시 더 큰 압력 받을 가능성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65조281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82% 증가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766조1577억원으로 0.21% 감소했다.
이는 올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 속에서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에서 기업금융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는 흐름이 뚜렷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지난달에도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2900억원 늘어나면서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5조원 이상 증가세를 유지했다. 정부의 뚜렷한 정책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 확대라는 방향성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1분기 가계대출 비중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기업대출을 앞세워 호실적을 이어갔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대출 규모가 크고, 운용 방식에 따라 마진을 높게 가져갈 수 있어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우량차주를 모시기 위한 은행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기치로 내건 은행들이 우량 기업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금리 혜택을 제공하면서, 기업대출 금리가 가계대출 금리보다 낮아지는 이례적인 '금리 역전' 현상도 감지됐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5대 은행의 신규 취급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4.09%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가계대출 평균 금리인 4.30%보다 0.21%포인트 낮은 수치다.
담보가 확실한 가계대출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기업대출의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부채 규제 속에서 은행권의 공격적인 기업 고객 유치 경쟁과 생산적 금융 확대 전략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가파른 기업대출 성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적지 않다. 불확실한 국제 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금 수요가 절실한 기업들에게는 호재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마진 확보와 리스크 관리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기업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는 데다가, 담보 위주가 아닌 신용이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기업대출의 경우 실적 악화가 곧바로 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일각에서는 기업대출의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리 인하 등을 통한 무분별한 기업 유치 경쟁은 결국 부실 자산의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Fitch Rating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은행권의 공격적인 기업대출 확대가 자산 건전성 관리에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맷 최 피치레이팅스 은행 담당 연구원은 "중동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공급 차질이 생길 경우 경기 둔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대출 건전성 악화가 현재 예상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큰 은행들은 경제 여건이 나빠질 경우 더 큰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연체율이 더 높고 대출 규모도 큰 기업대출의 특성 때문에 대출 건전성 관리에 새로운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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