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3.3조원 증발인뱅·저축은행 이어 시중은행도 금리 인상 '맞불'"금리만으론 역부족"···'생활밀착형 상품'으로 방어막
'코스피 7500시대'가 열리며 증시로 자금 쏠림이 심화되자, 은행을 떠나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머니무브'도 한층 더 빨라졌다. 예·적금 유입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은행권에서는 자금 유출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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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500 돌파로 증시로 자금 쏠림 가속
은행권 예·적금 감소세 뚜렷
머니무브 현상 심화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 937조1834억원, 3월 말 대비 2731억원 감소
1억원 이하 정기예금 계좌 2162만9000개, 2019년 이후 최저치
요구불예금 4월 말 기준 696조5524억원, 한 달 새 3조3557억원 감소
인터넷은행·저축은행 중심 금리 인상 경쟁
케이뱅크·토스뱅크 등 대표 예금 상품 금리 최대 0.4%p 인상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 3.24%로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등 특화상품으로 수신 성장 견인
하나은행도 모임통장·미성년자 전용 통장 출시 및 혜택 확대
단순 금리 경쟁 넘어 차별화된 금융 경험 제공 추구
증시 활황 지속 시 머니무브 장기화 가능성
은행권, 금리 외에도 고객 유치를 위한 상품 전략 강화 필요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37조1834억원으로, 3월 말(937조4565억원) 대비 2731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939조2863억원)과 비교하면 2조1029억원 줄어든 수치다.
특히 대부분 개인 계좌로 추정되는 1억원 이하 정기예금의 경우 2016년부터 7년 동안 이어오던 증가세가 완전히 꺾인 상태다. 지난해 말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 잔액이 1억원 이하인 계좌 수는 2162만9000개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상반기 말(2070만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억원 이하 정기예금 계좌의 총예금 규모도 지난해 말 299조709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 감소했다.
2%대 예금 금리보다 증시 기대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 예금을 깨고 주식 계좌로 돈을 옮기는 '엑소더스'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예금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일부 또는 전부를 인출할 수 있어 투자 대기 자금 성격이 강한 요구불예금도 빠르게 빠져나가는 추세다.
4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96조5524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3조3557억원 줄며 3개월 만에 감소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중동전쟁 여파로 은행에 머물던 요구불예금이 국내 증시가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7400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도 7500선을 돌파하는 등 이달 들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은행권 머니무브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적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자 은행들은 '금리 인상'으로 방어에 나섰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급한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지방은행들이 먼저 수신 금리를 올리며 방어막을 쳤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이달 대표 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과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대비 각각 0.1%포인트(p), 0.2~0.3%p 올렸다. 케이뱅크는 '코드K 자유적금',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금리도 최대 0.4%p 올렸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엔 카카오뱅크가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금리를 0.1%p 올린 바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번 금리 인상은 고객에게 보다 높은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예금 금리 인상 움직임은 특히 2금융권인 저축은행에서 거세다. 연 3.8% 금리 상품도 속속 등장하면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24%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3.33%)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초 자금 이탈 현상이 우려만큼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하에 사태를 관망하던 시중은행에서도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4일 우리은행은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 상품의 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 금리를 최대 0.3%p 올렸다.
자금 유출 차단에 나선 은행권에서는 단순히 금리만으로 승부하기 어렵다고 보고 특정 타겟을 겨냥한 '생활금융 플랫폼'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증시로 떠나는 발길을 돌리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익률 싸움이 아닌 '금융 경험의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국내 증시 활황 속에서 1분기 기준 수신 잔액은 69조356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감소했으나 연초 모임통장 잔액이 1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수신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신규 가입 고객의 24%는 우리아이통장 서비스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자금이 투자자금으로 이동하는 추세"라면서도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을 비롯한 입출금 잔액이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선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대신 고객 일상을 파고드는 상품으로 강력한 수신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성공 방정식을 빠르게 흡수하는 모양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하나 모임통장'을 출시하며 뒤늦게 모임통장 시장에 참전한 데 이어 미성년자 전용 통장인 '원픽 통장'도 선보였다. 특히 원픽통장을 출시한 지 3주도 되지 않아 우대금리 조건을 완화하고, 적용 범위도 대폭 확대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당초 하나 체크카드 전월 결제 실적 5만원 이상인 경우, 잔액 중 50만원까지 연 최고 1.9%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조건에서, 오는 18일부터 전월 결제 실적 조건을 없애고 50만원까지만 적용되던 우대금리 범위도 500만원까지로 확대한다.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하나은행이 상품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머니무브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 활황이 계속되는 한 머니무브 현상이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수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리 외에 고객을 묶어둘 수 있는 상품을 통한 틈새시장 공략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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