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 위성 개발 신호탄···역할 커지나"표준형 플랫폼 통해 설계·비용 측면 이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차세대중형위성 2호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 사업 확장을 위한 결정적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위성 사출을 넘어, KAI가 항공기 분야에서 축적한 '체계종합(System Integration)' 역량을 우주 궤도에서도 입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우주항공청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차세대중형위성 2호는 지난 3일 미국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항공청은 위성이 발사체와 정상 분리된 뒤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과의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위성은 500kg급 표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본체와 탑재체 핵심 부품에는 국내 기술이 적용됐다. KAI가 총괄 주관기관을 맡았다는 점에서 정부 출연연 중심이던 국가 위성 개발이 민간 산업체 주도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KAI 입장에서 이번 위성 발사 성공의 의미는 '플랫폼 레퍼런스'가 된다는 점이다. 위성도 항공기처럼 기본 구조와 시스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반복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같은 플랫폼을 바탕으로 탑재체를 바꾸면 국토 관측, 농림 관측, 수자원 감시, 재난 대응 등으로 임무를 확장할 수 있다.
표준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운용되면 위성을 매번 새로 설계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개발 기간과 비용을 낮춰 임무별 위성을 반복 제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도 유리하다. KAI가 이번 발사 성공을 우주사업 확대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이유다.
다만 이번 발사 성공이 곧바로 KAI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KAI의 현재 실적을 움직이는 중심축은 완제기 수출과 KF-21, LAH, 기체부품 사업이다. KAI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927억원, 영업이익 671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위성 사업 매출은 104억원에 그쳤다. 전체 매출 규모에 비교하면 아직은 부수적인 사업에 가깝다.
이 때문에 차세대중형위성 2호 성공의 의미는 단기 손익보다 수주 파이프라인에서 찾아야 한다. KAI가 항공기 체계종합 업체를 넘어 위성 체계종합 업체로도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항공기 사업에서 설계, 제작, 시험, 후속 지원을 묶어 온 경험을 위성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지가 향후 관건이다.
우주항공청이 올해 차세대중형위성 4호와 다목적실용위성 6호 등을 발사할 계획이라는 점은 KAI에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부가 공공·국방 위성 개발을 확대하고 위성정보 활용 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을 잡고 있는 만큼, 민간 위성 체계종합 경험을 확보한 업체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
KAI가 노리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위성 플랫폼을 반복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해야 우주사업이 일회성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차세대중형위성 2호가 후속 수주와 공공·국방 위성 사업으로 이어질 경우 KAI 우주사업의 사업성도 달라질 수 있다.
이덕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거 위성 사업을 총괄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았지만, 현재 기술 발전과 폭 넓게 육성된 기업들이 많아진 상황"이라며 "KAI는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를 통해 후속 위성 사업에서 비용과 설계 기간을 단축하는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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