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에 따르면 웨이모 로보택시가 지난해 11월까지 일으킨 교통사고는 모두 1,429건이다. 부상은 117건, 사망은 2건이다. 누적주행거리가 약 2억7,000만㎞임을 감안하면 인간 운전자 대비 중상 및 사망사고율은 92%, 에어백 전개 사고율은 83%, 일반 부상은 82%, 보행자 충돌 부상은 92% 적다. 물론 최근 침수도로로 돌진하고 스쿨버스 적색 신호등을 인식하지 못하는 등의 단점도 지적되지만 일반적인 사고 가능성은 인간보다 월등히 낮은 결과다.
테슬라 로보택시도 비슷하다. 미국 NHTSA에 제출된 로보택시 시범 운행 사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사고는 모두 17건이 발생했다. 인간 감독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일어난 17건 대부분은 경미한 물적 파손으로 확인됐다. 그 가운데 인간과 접촉한 4건의 사고도 모두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경상으로 파악됐다.
관련해 테슬라는 대부분의 사고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직접적인 과실이 아니라 감독자가 운전할 때 전방주시를 태만했거나 자율주행차가 멈출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 인간 운전자의 후방 추돌 사고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자동차 파손 사례는 주차장 금속 체인과 접촉하거나 도로 쪽 돌출된 덤프 트레일러의 연결 장치와 충돌하는 등 시스템의 공간 인식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관심은 인간과 로봇의 사고 재발이다. 특정 조건에서 사고를 경험해도 인간은 다른 사람의 실수(?)까지 예방할 수 없는 반면 자율주행 시스템은 '집단 학습'을 통해 동일 사례를 다른 차에 전파해 위험을 예방한다. 예를 들어 특정 로보택시가 돌발 상황을 만나거나 사고를 겪으면 해당 주행 데이터가 즉시 전송되고 자율주행 알고리즘 수정에 활용된다. 이후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수만 대의 로보택시 지능에 동시 업데이트되면 동일 조건의 사고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자율주행 기업들이 돌발 상황을 의미하는 '엣지 케이스(Edge Case)'를 모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상식을 벗어난 사고 사례를 가상에서 만들어 '이럴 때도 있다'는 사실을 자동차에 알려준다. 이 과정에서 '만약'을 적극 활용하는데 예를 들어 도로에서 예상치 못한 낙하물을 마주쳤을 때 급하게 속도를 줄였다면 해당 데이터 기반으로 낙하물의 속도를 빠르거나 느리게 조정하고 후방 차와 거리도 실제 사고보다 좁히거나 넓힌다. 사고 발생의 조건 다양화를 통해 상황 회피 능력을 극대화하는 식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교통사고가 '제로(0)'에 도달했을 때 달라질 사회 변화다. 교통사고 중상자 감소로 병원 응급실 내원이 줄고 사고 위험을 위해 대비한 자동차 보험은 개인이 아닌 B2B로 한정된다. 동시에 사고를 전제로 적용됐던 자동차 안전 기능이 불필요해지며 사고 충격을 대비하는 철강 차체도 경량 신소재로 바뀌게 된다. 도로에 표지판이 없어지고 사고 과실비율을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다. 도시의 10-30%를 차지하는 주차 면적은 인간을 위한 공간으로 변할 수 있고 지그재그 운전이 없어 차로 폭이 줄어든다. 6차로가 4차로가 되면 남은 2차로는 다른 이동 수단에 공간을 양보(?)할 수 있다. 심지어 이동 자체가 자유로워 흔히 말하는 역세권 개념도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한 마디로 교통사고 제로(0)는 이동의 안전 가치적 측면에서 모두가 동등해지는 일상을 의미한다. 충돌 자체가 없으니 정부의 자동차 안전 기준 강화 역할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검증에만 한정된다. 쉽게 보면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소가 시행하는 충돌시험도 필요 없고 경찰청 산하 도로교통공단이 사람에게 발급하는 운전면허 또한 무용지물이다. 이동 수단이 이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의 이동은 산업군의 전환이지만 '드라이버(Driver)가 없는 모두가 승객(Passenger) 시대'는 산업 전환이 아니라 인류의 대전환에 가깝다는 뜻이다.
일부 전문가는 사고 없는 시대로의 변모 자체를 두고 현재 수준에서 미래 방향성을 예측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들어질 변화는 아무도 모른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한다. 인류 역사에서 탈 것이 등장한 5,000년 역사 동안 '드라이버(Driver)'는 안전 운행을 위해 늘 존재했던 탓이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역할이 사라지려 한다. 엣지 케이스가 많아질수록, 그리고 자율주행 운행 대수가 늘어날수록 인간 운전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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