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참여 목적 전환으로 영향력 확대 포석항공엔진·무장·항전 역량과 KAI 플랫폼 결합 기대1716억원 투입에 단계적 추가 매입 계획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보유율을 6%대로 끌어올렸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진 매수로 이미 대량보유 보고 기준인 5%를 넘어선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투자 차원을 넘어 항공우주 사업 시너지를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장내 매수를 통해 KAI 보통주 104만7635주를 추가 취득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특별관계자의 KAI 지분율은 기존 5.09%에서 6.17%로 확대됐다.
이번 지분 취득에는 약 1716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됐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 지분 4.58%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시스템이 0.5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1.01%를 각각 들고 있다.
한화의 KAI 지분 확대는 일회성 움직임이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KAI 지분 2%대를 확보했고, 이후 한화시스템까지 지분 매입에 나서며 보유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이달 초 5%를 넘어 대량보유 보고 의무가 발생한 데 이어 추가 매수를 단행하면서 존재감을 더욱 키우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특히 지난 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AI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직접적인 경영권 확보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사업 협력과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현재 KAI 최대주주는 26.41% 지분을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이다.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지배구조 특성상 민간 기업이 단기간 내 경영권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한화가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점 자체가 항공우주 사업 내 전략적 연결성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KAI와의 협력 범위와 경영 참여 수준은 앞으로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KF-21 공동 수출 등 사업 협력 확대 차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실제 양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항공우주 밸류체인에서 맞닿아 있는 영역이 적지 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과 유도무기, 발사체 사업을 키워왔고, 한화시스템은 레이더와 항공전자, 위성통신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KAI는 KF-21과 FA-50, 수리온 등 완제기 플랫폼을 담당하는 국내 대표 체계종합업체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엔진·항전·무장 기술과 KAI의 항공기 플랫폼이 결합할 경우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패키지형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이 플랫폼과 무장, 정비, 현지 생산까지 묶는 통합 제안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특히 KF-21과 FA-50 수출 확대가 본격화할 경우 한화와 KAI 간 협업 시너지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단순 완제기 판매가 아니라 엔진과 항전장비, 유도무기, 후속 군수지원(MRO)까지 포함한 통합 패키지 수출 모델 구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내부에서도 항공우주 사업은 중장기 핵심 성장축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항공우주 부문 매출은 6612억원, 영업이익은 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533% 증가했다. 아직 지상 방산 대비 규모는 작지만, 우주·항공 분야 투자 확대와 수주 증가가 이어지면서 성장 기대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올해 말까지 총 5000억원 한도 내에서 KAI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추가 매입 여부와 함께 양사 간 사업 협력 범위가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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