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바바닷컴이 공개한 AI 비즈니스 에이전트 '아시오 워크'의 본질은 명확하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해외 영업과 무역 실무를 대리 수행하는 'AI 무역팀'의 등장이다.
시장 조사부터 상품 기획, 등록, 마케팅까지 기존에는 사람이 맡아야 했던 업무를 사실상 자동화한 구조다. 비용도 낮다. 월 19.9달러(약 3만원)부터 시작해, 상위 요금제도 30만원 수준이면 이용할 수 있다. 사람 한 명 채용 비용으로 하나의 무역 조직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셈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업 내부 데이터에 깊숙이 접근해야 한다. 판매 가격, 거래 구조, 바이어 정보, 마케팅 성과까지 사실상 기업 운영의 핵심 정보가 입력된다.
이 지점에서 기업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편의성과 비용 절감을 얻는 대신, 데이터 통제권 일부를 플랫폼에 넘기는 구조다.
알리바바는 글로벌 플랫폼이지만 동시에 중국 기업이다. 데이터보안법 등 중국의 제도 환경을 둘러싼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다. 물론 미국 빅테크 역시 데이터 기반 서비스라는 점에서 자유롭지 않다.
다만 AI 에이전트는 기존 플랫폼과 결이 다르다. 단순 소비 데이터가 아니라 기업의 전략, 공급망, 가격 정책, 거래 네트워크까지 분석 영역이 확대된다.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데이터 종속 리스크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상황은 중소기업에서 더 뚜렷하다. 대기업처럼 자체 보안 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기업일수록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인력 부족을 해결하려면 AI에 기대야 하고 비용을 줄이려면 자동화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 결국 효율을 택할수록 데이터는 외부로 이동하는 구조다.
AI 에이전트 경쟁의 본질이 기술 성능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승부는 '얼마나 똑똑한 AI를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기업 데이터를 신뢰 속에 확보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아시오 워크 역시 마찬가지다. 진짜 시험대는 기능이 아니라 단 하나의 질문이다.
"기업은 자신의 데이터를 이 플랫폼에 맡길 수 있는가."
뉴스웨이 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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