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2년 새 20만명 이탈···'유료방송', 돌파구 어디에

ICT·바이오 통신 NW리포트

2년 새 20만명 이탈···'유료방송', 돌파구 어디에

등록 2026.06.03 07:17

강준혁

  기자

2025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3615만70명'2024년 상반기부터 내리막···OTT 중심 시장 재편 탓 업계선 '규제 완화' 한 목소리···'신사업' 발굴에도 전념

유료방송 한파가 장기화 국면에 돌입했다. 2년 새 15만명가량의 가입자가 떠나가면서 하락세는 보다 가속하는 추세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유료방송 이용률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를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삼고 있는 기업들 역시 수익성에 적색등이 켜진 지 오래다. 시청 문화의 변화로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중장기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넷플릭스·티빙, 온 국민 안방 점령···유료방송 2년 연속 내리막


사진=방송통신미디어위원회사진=방송통신미디어위원회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유료방송업계가 코너에 내몰렸다. 종합유선사업자(SO)·인터넷TV(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는 가입자 등 재원의 지속된 감소와 더불어 낡은 규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5년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15만70명으로 직전 반기 대비 7만603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상반기 이후 하락세는 가팔라지는 추세다. 3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 상반기 3634만7495명 ▲2023년 하반기 3639만365명 ▲2024년 상반기 3638만4610명 ▲2024년 하반기 3636만4646명 ▲2025년 상반기 3622만6100명으로 나타났다.

IPTV의 경우 그나마 가입자 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SO와 위성방송의 경우 연이은 이탈로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SO 산업은 장기 침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SO의 재원은 이용자 이용료와 홈쇼핑 채널 송출 수수료에서 온다. 이용자 감소로 자체 매출이 줄어든 데다 판매율과 연동된 홈쇼핑 송출 수수료마저 감소해 이중고를 겪었다.

정부 규제마저 이들 사업자에 치중해 문제를 키웠다.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등 OTT가 시장 주류로 자리 잡았음에도, 규제는 기존 방송 사업자에만 적용돼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법상 의무도 직격탄이 됐다. SO는 방송법 제70조에 따라 지역정보 및 방송프로그램 안내와 공지사항 등을 제작·편성 및 송신하는 지역채널을 의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업체들은 비명···'생태계 복원' 없인 고사 위기


IPTV 업계가 OTT 서비스의 약진 이후 저조한 성적을 이어오는 가운데, 이 부문 매출로 성장세를 그려오던 통신사들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IPTV 업계가 OTT 서비스의 약진 이후 저조한 성적을 이어오는 가운데, 이 부문 매출로 성장세를 그려오던 통신사들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정부의 조치나 진흥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빗발친다. 생태계 복원의 '골든타임'마저 놓칠 수 있다는 위기론까지 고개를 드는 추세다. 케이블TV 매출은 지속해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 SO는 방발기금조차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4월 6인 체제를 갖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관련 정책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이 '낡은 규제'를 혁파해 산업을 진흥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정책 방향성에 관심이 모인다.

유료방송 업계가 내건 최우선 과제는 ▲방발기금 부담률 조정 ▲지상파 재송신료와 PP 수신료 배분에 대한 합리적 대가산정 기준 마련 ▲통합방송법과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도입 등이다.

최근에는 유료방송 정책 전반을 점검할 정책연구반을 신설하기도 했다. 정책연구반은 IP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중심의 기존 미디어 분야와 OTT 등 새로운 유형의 미디어 분야를 아우른다. 분야별로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OTT 확산에 따른 시장 변화, 유료방송 경쟁력 강화 방안, 지역채널 제도, 콘텐츠 대가 체계, 통합미디어법 연계 논의 등을 검토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책 연구에서 더 나아가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로운 돌파구 찾아야···유료방송업계 '분주'


국내 유료방송 업계가 바뀐 사업 환경 탓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국내 유료방송 업계가 바뀐 사업 환경 탓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인 성장 모멘텀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방송 문화가 바뀐 만큼, 기존 캐시카우를 제외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힘써야 한다는 얘기다. 이들 사업자도 기존 방송사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본업과 무관한 사업도 전개하며 살길을 찾고 있다.

실제, 국내 유료방송 3사는 다양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그룹 기조에 발맞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한 데이터센터는 전국 9개에 달한다. 이를 활용해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두고 있다. 회사는 2030년 연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AI 스포츠 중계 플랫폼 '포착(POCHAK)'을 통해 시장 입지를 다지고 있다. 회사는 AI 중계 서비스에 비전을 높게 보고 2024년 호각에 약 68억원을 투자해 시장에 진출했다.

호각은 이스라엘 픽셀롯(Pixellot)사의 AI 카메라 시스템을 활용해 무인 스포츠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자회사인 HCN도 호각에 30억원을 투자하는 등 AI 중계 솔루션 사업을 위해 도합 1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했다. 당시 유료방송 시장 한파로 악화일로를 걷던 와중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터라 회사로서는 일종의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7월 서비스명을 포착으로 리브랜딩한 후, 지자체, 학교, 스포츠 센터 등의 주요 체육시설을 대상으로 B2G·B2B 기반 스포츠 콘텐츠 인프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프로스포츠 영역까지 저변을 넓힌 터다.

기존 위성 사업의 한계를 보완한 'ipit TV(아이핏 티비)'도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LG헬로비전은 렌탈·교육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렌탈 사업은 전국 케이블TV 고객 접점을 토대로 연평균 7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타사 제품만 제공하던 것을 넘어 지난해부터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며 렌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교육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LG헬로비전은 2021년 경상남도교육청을 시작으로 교육현장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교육청과 학생들에게 태블릿PC를 보급하는 175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큰 틀에서 변화가 이뤄지면서, 업체로서는 본업인 방송만 믿고 사업을 전개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빠르게 체질 개선을 이루는 것만이 지금으로서는 유일한 돌파구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