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301조' 통상 압박 현실화되나···韓 수출산업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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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1조' 통상 압박 현실화되나···韓 수출산업 영향은

등록 2026.07.23 13:34

김선민

  기자

한국 산업계, 미국 301조 관세 초읽기 속 대응 총력. 그래픽=박혜수 기자한국 산업계, 미국 301조 관세 초읽기 속 대응 총력. 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의 무역법 제301조에 따른 추가 관세 조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진행 중인 301조 조사 결과가 조만간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 정부는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막판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3일 통상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공급망 재편을 위한 통상 정책의 일환으로 301조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국가별 추가 관세 또는 기타 무역 제재를 결정할 예정이다. 301조는 미국이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판단할 경우 일방적으로 관세나 수입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대표적인 통상 규정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이 10~15%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다만 이는 현재 협상 과정에서 거론되는 수준일 뿐이며, 최종 세율은 한미 간 통상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과 한국 정부 모두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세율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부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미국 정부와 고위급 협의를 이어가며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와 공급망 협력 성과를 적극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 관계를 감안할 때 미국이 한국에 대해 다른 국가보다 완화된 수준의 조치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수출산업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업종은 자동차 산업이다. 미국은 한국 자동차의 최대 수출시장 가운데 하나로,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현지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직접적인 충격은 일정 부분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미국 생산 비중이 낮은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철강업계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기존에도 미국의 통상 규제를 받고 있는 가운데 추가 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대미 수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미국 외 수출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통해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은 직접적인 관세보다 공급망 정책 변화가 더 큰 변수로 꼽힌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첨단 제조업 육성을 강화하면서 현지 생산과 투자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 확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과 달리 생산기지 이전이나 공급망 재편이 쉽지 않은 만큼 관세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기업일수록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수출 증가세 둔화와 제조업 투자 위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가 일정 부분 충격을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301조 조치를 단순한 관세 정책이 아니라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단기적인 관세 대응을 넘어 글로벌 생산기지 재편과 투자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관세율 자체도 중요하지만 향후 미국의 통상정책 방향과 공급망 규제가 국내 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며 "정부의 협상 결과와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국내 산업의 피해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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