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여행업계, 가격 경쟁 넘어 '경험 경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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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가격 경쟁 넘어 '경험 경쟁' 시대

등록 2026.06.06 07:58

양미정

  기자

패키지 예약 116.8%↑···추가 비용 절감 트렌드특급호텔, 국적기 등 프리미엄 서비스 선호 증가여행소비, 저가 중심에서 맞춤형 체험으로 이동

사진=노랑풍선사진=노랑풍선

고환율과 국제선 유류할증료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행 소비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최저가 항공권과 초특가 패키지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추가 비용 부담을 줄이고 여행 전 과정의 편의성을 높인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여행업계 역시 단순 예약 중개를 넘어 숙소와 이동, 체험, 고객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경험 경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노랑풍선은 7~8월 출발 해외 패키지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노쇼핑·노옵션·노팁'으로 대표되는 3무(無) 상품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8%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 부담을 줄이고 전체 여행 경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숙박과 이동 편의성을 고려한 소비도 늘고 있다. 특급호텔 투숙 상품은 전년 대비 11.7%, 국적기 이용 상품은 7.5% 증가했다. 단순히 가장 저렴한 상품을 찾기보다 숙소와 항공편, 일정 구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소비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약 지역은 중국(22.16%), 일본(17.38%), 베트남(14.50%), 유럽(12.5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일본·베트남 등 근거리 지역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북해도가 전체 일본 예약의 54.37%를 차지했고, 중국은 백두산 상품 비중이 35.77%로 가장 높았다. 베트남은 나트랑(36.09%), 유럽은 스페인·포르투갈 등을 포함한 서유럽 상품(43.26%)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최근 여행객들은 단순 가격 비교보다 숙박, 식사, 현지 일정 등 전체 여행 구성과 포함 사항을 더욱 꼼꼼하게 확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특히 포함 사항이 명확하고 이동 편의성을 고려한 상품 선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여행플랫폼(OTA)들도 단순 예약 기능을 넘어 여행 경험 자체를 차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트립닷컴은 최근 여름 브랜드 캠페인 '트립(TRIP)은 진짜여야 해, 호텔은 트립(TRIP.)이어야 해'를 선보였다. 생성형 AI 기술이 일상화되면서 여행지 이미지와 영상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실제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과 감성은 대체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영국(BRITAIN), 상하이(SHANGHAI), 제주 올레길(JEJU TRAIL), 치앙마이(CHIANGMAI) 등 지명 속 'AI'를 활용한 시리즈 캠페인을 통해 기술이 발전할수록 실제 여행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홍종민 트립닷컴 한국 지사장은 "첨단 기술이 이미지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시대지만, 낯선 여행지에서 직접 마주하는 경이로움과 잊지 못할 추억의 무게는 더욱 귀해진다"며 "트립닷컴은 글로벌 인프라와 24시간 고객 지원 서비스를 통해 많은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진짜 여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역시 숙소 예약 플랫폼을 넘어 체험과 서비스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FIFA 월드컵 2026 특별 체험 프로그램을 포함한 신규 체험 상품을 선보이는 한편, 여행 전 과정을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출시한 '에어비앤비 체험'과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통해 숙소 예약을 넘어 현지인과 함께 도시를 둘러보거나 개인 셰프가 준비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영역을 넓혔다. 여기에 AI 기반 기능을 강화해 숙소 검색과 여행 계획 수립, 고객 지원까지 플랫폼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 겸 CEO는 "최고의 여행은 새로운 곳을 탐험하고 배우며 떠날 때보다 조금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경험"이라며 "특별한 숙소와 체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더욱 의미 있는 여행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여행 소비의 중심이 가격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환율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여행 경비 부담은 커졌지만, 소비자들은 무조건 저렴한 상품보다 비용 구조가 명확하고 만족도가 높은 여행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행사와 OTA 역시 할인 경쟁보다 고객 경험 전반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얼마나 저렴하게 판매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여행 전후 고객 경험까지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숙소와 이동, 체험, 고객 서비스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되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여행업계의 경쟁도 가격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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