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금 마련 위해 추가 책임 수용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지연, 현금흐름 압박2000억원 대출 승인 여부, 유동성 위기 분수령
자금난에 빠진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를 둘러싼 공이 메리츠금융그룹으로 넘어갔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메리츠 측 요구를 일부 수용해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이제 관심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대출 승인 여부에 쏠리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직접 투입하거나 책임지는 자금 및 신용공여 규모는 총 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기존 연대보증 2000억원과 경영진 개인 연대보증 1000억원, 지난 3월 직접 대여한 1000억원에 이번 추가 보증 1000억원이 더해진 결과다.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추가 보증 카드를 꺼내든 배경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의 강경한 입장을 꼽는다.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는 최근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원 규모의 DIP(Debtor-In-Possession) 금융 지원을 요청했지만 메리츠 측은 운용사(GP)의 책임 분담 없이는 자금 집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DIP 금융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이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 받는 긴급 운영자금 성격의 대출이다.
상황이 급박해진 것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유입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다. 홈플러스는 최근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NS쇼핑에 1206억원에 매각했지만 실제 매각 대금이 회사 계좌에 입금되기까지 약 두 달가량의 시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간 동안 협력업체 납품 대금과 상품 매입비, 점포 운영비 등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단기 운영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홈플러스는 최근 일부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 지연과 상품 매입 자금 부족 문제를 겪으며 유동성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환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였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관리인과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 대표가 참석해 자금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메리츠 측은 운용사의 추가 책임 부담이 전제되지 않으면 신규 자금 지원이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규모 추가 연대보증 제공을 결정하면서 대출 협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메리츠금융그룹으로 향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추가 보증을 약속한 만큼 메리츠가 대출확약서(LOC)를 발급하고 2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을 최종 승인할지가 홈플러스 회생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회생법원이 정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은 오는 7월 3일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금이 신규 투자나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이 아니라 협력업체 대금 지급과 상품 매입, 점포 운영을 위한 운영자금이라는 점에서 신속한 집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최근 입장문에서 '잔존사업부문 M&A 추진'을 공식 언급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넘긴 뒤 잔존 사업 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시간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MBK가 추가 보증까지 제공하면서 사실상 공은 메리츠로 넘어간 상황"이라며 "대출 승인 여부에 따라 홈플러스 회생 절차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연대보증 제공은 정상 영업 유지와 협력사 대금 지급, 잔존사업부문 M&A 추진을 위한 조치"라며 "긴급 운영자금 확보를 통해 회생 절차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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