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아마존 접고 징둥 품은 11번가···승부수는 中 역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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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접고 징둥 품은 11번가···승부수는 中 역직구

등록 2026.06.15 15:55

조효정

  기자

4년 10개월 만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종료징둥월드와이드에 전문관 개설350개 K브랜드 중국 공략

징둥닷컴 11번가 전문관 사진=11번가징둥닷컴 11번가 전문관 사진=11번가

11번가가 미국 아마존 직구 사업을 접고 중국 역직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약 5년간 운영해온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종료하는 대신 중국 2위 이커머스 플랫폼 징둥닷컴과 손잡고 국내 브랜드의 중국 판매 확대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사업 전략의 무게중심을 미국 직구에서 중국 역직구로 옮기는 모습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오는 30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종료한다. 2021년 8월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 'T우주'와 연계해 선보인 이후 약 4년 10개월 만이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미국 현지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직접 연결하는 직구 서비스다. 무료배송 혜택 등을 앞세워 미국 직구 수요를 공략했지만 최근 고환율과 경쟁 심화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회사는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반품·환불 등 사후 관리 업무는 최대 90일간 지원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단순한 서비스 종료가 아닌 글로벌 사업 전략 재편으로 해석한다. 미국 직구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역직구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해외직구 시장의 가격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미국 직구가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가격 경쟁 중심으로 시장 구조가 바뀌었다"며 "11번가가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역직구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1번가가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곳은 중국 시장이다. 회사는 최근 중국 이커머스 기업 징둥닷컴의 크로스보더 플랫폼 '징둥월드와이드'에 '11번가 전문관'을 개설하고 국내 브랜드의 중국 판매를 본격화했다.

현재 전문관에는 동국제약, 제이에스티나, 알레르망 등 뷰티·패션·건강기능식품·리빙 분야 35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알리바바 계열 플랫폼 대신 징둥닷컴을 선택한 배경으로 정품 중심의 유통 정책과 브랜드 신뢰도를 꼽는다. 중국 내 중산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만큼 프리미엄 소비 시장 공략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징둥닷컴은 연간 활성 소비자 수가 7억 명을 넘는 중국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11번가는 중국 최대 쇼핑 행사 중 하나인 '618 쇼핑 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초기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현지 인프라 활용이다. 11번가는 중국 현지 법인인 연길11번가를 통해 통관, 고객응대(CS), 현지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국내 판매자는 상품만 국내 물류센터에 입고하면 별도 중국 법인이나 물류망 없이도 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해외 전략도 지역별로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쿠팡은 대만 물류 인프라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G마켓은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라자다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11번가는 중국 시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역직구 확대에 승부를 걸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역직구 거래액은 1조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직구 거래액 증가율은 1.2%에 그쳤다. 특히 중국향 역직구 거래액은 3763억원으로 국가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이 11번가의 역할을 해외 상품 구매 창구에서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한국 판매자에게는 중국 시장 진출 기회를, 중국 소비자에게는 우수한 한국 상품 구매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징둥닷컴과 협력을 확대해 브랜드와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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