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보증 요구에 최대주주 책임론 부각MBK, 그간 지원금·보증 내역 언급하며 반박실질적 책임 이행 및 추가 지원 여력 논쟁
홈플러스에 대한 긴급운영자금(DIP 금융) 지원 조건을 둘러싸고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정면 충돌하면서 최대주주인 MBK 책임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최근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 지원을 의결했다. 다만 지원 조건으로 MBK와 김병주 MBK 회장에게 보증을 요구했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가 회생 과정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MBK는 이미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지원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MBK 측은 "홈플러스는 단순한 담보 자산이 아니라 수많은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생계가 달린 계속기업"이라며 메리츠 측의 추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MBK는 현재까지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약 4000억원 규모의 자금과 신용을 부담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김병주 회장의 개인 증여 400억원과 대출 보증, MBK의 DIP 금융 등이 포함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실제 자금 투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원 규모 상당 부분이 현금 출자가 아닌 대출과 연대보증 형태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책임 이행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MBK의 추가 지원 여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MBK는 약 330억달러(약 50조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운용보수 수익만 수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MBK는 지난 3월 연례서한을 통해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17억달러(약 2조6140억원) 규모의 분배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특히 홈플러스 투자 펀드인 바이아웃펀드 3호는 지난해 15.4%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소개됐다.
김병주 MBK 회장의 개인 자산 규모 역시 논란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추정 자산이 약 99억달러(약 15조2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만큼 추가적인 책임 분담 여력이 충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메리츠의 DIP 지원 검토 과정에서 드러난 홈플러스와 MBK의 대응 방식 역시 논란을 키웠다.
당초 홈플러스는 MBK로부터 1000억원, 메리츠와 산업은행으로부터 각각 1000억원씩 총 3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메리츠 중심의 지원 논의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국회까지 중재에 나섰다.
이후 지난 13일 메리츠가 MBK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전제로 1000억원 규모의 DIP 지원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홈플러스는 입장문을 통해 MBK 연대보증이 제공되는 1000억원 외에 추가로 1000억원을 더한 총 2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MBK가 '직접 투자 주체가 아닌 투자자금 운용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최대주주로서 부담은 최소화하고 채권자 측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리츠는 현재 홈플러스 주요 점포를 담보로 약 1조3000억원을 대출한 주요 채권자다. 다만 현재까지 회수된 금액은 약 2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회생절차 중인 기업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기존 채권자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결정이다. 실제 일부 메리츠 주주들은 홈플러스에 대한 DIP 지원에 반대하며 집단소송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MBK는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메리츠가 약 1조5600억원 규모의 담보가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가로 2000억원을 지원하더라도 총 1조8000억원 수준을 회수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해당 수치는 실제 확정된 담보가치가 아니라 MBK 자체 추정치에 기반한 계산이라는 점에서 이견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설령 홈플러스가 청산 수순을 밟더라도 그 책임은 기본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해 온 홈플러스와 최대주주인 MBK에 있고, 채권자인 메리츠가 이를 분담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이 중요하다면 인수 이후 경영에 관여해 온 최대주주가 가장 먼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수익은 투자자와 자본이 가져가고 실패의 비용은 채권자와 사회가 부담하는 구조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 회생의 출발점은 메리츠 등 채권자 압박이 아니라 MBK의 책임 있는 태도여야 한다"며 "홈플러스의 계속기업 가치를 믿는다면 MBK가 먼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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