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가계빚 옥죄는데 대기업은 '대출 프리패스'···금감원, 기업 사내대출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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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옥죄는데 대기업은 '대출 프리패스'···금감원, 기업 사내대출 '정조준'

등록 2026.06.23 13:39

문성주

  기자

이찬진 금감원장 "공익 위해 규제 필요"···우회로 차단 시사최대 5억원 훌쩍 넘어도 DSR 제외···금융 형평성 논란 커져금융위 "복지제도 규제 명분 부족" 난색···당국 간 시각차

물가, 금리, 주택, 주택담보대출, 아파트, 빌라, 부동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물가, 금리, 주택, 주택담보대출, 아파트, 빌라, 부동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이 연일 높아지는 가운데 대기업 임직원들이 혜택을 누려온 '거액 사내대출'이 금융당국의 사정권에 놓이게 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강력한 대출 규제의 사각지대로 방치되며 사실상 '부동산 대출 우회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서민들은 옥죄면서 대기업 종사자들에게만 헐거운 잣대를 들이댄다는 금융 형평성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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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대기업 임직원 대상 거액 사내대출이 대출 규제 사각지대로 지적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 필요성을 공식화하며 논란 확대

금융 형평성 문제와 부동산 대출 우회로로 악용 우려

숫자 읽기

일부 대기업, 무주택 직원에 최대 5억원까지 사내대출 지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4~5%대

사내대출 금리 연 1~2%대 초저금리

현재 상황은

은행권 대출은 DSR 40% 규제 적용

사내대출은 금융회사 대출이 아니라는 이유로 DSR 산정에서 제외

대기업 임직원만 상대적으로 느슨한 대출환경 누림

핵심 코멘트

금융감독원장, 사내대출 규제 필요성 언급

DSR 편입 위한 기술적 방안(저당권 설정 등) 제시

금융위원회는 법적 근거 부족 이유로 신중한 입장

향후 전망

사내대출 DSR 편입 논의 본격화 예상

금융위·금감원 협의 통해 실무 연동 방안 검토 가능성

부동산 시장 유동성 관리와 금융 형평성 논의 지속될 전망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 사내주택대출과 관련해 "공익을 위해 규제가 일정한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가계부채 급증세를 꺾기 위해 전방위적인 대출 조이기에 나선 금융당국이 그간 암묵적으로 용인해 온 '기업 금고'까지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은행권 대출은 개인의 상환 능력을 엄격히 따지는 DSR 40% 규제를 적용받는다. 연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쓸 수 없도록 대출 총액을 묶어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임직원 복리후생 차원에서 내어주는 사내대출은 금융회사 대출이 아니라는 이유로 DSR 산정에서 완전히 제외된다.

문제는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의 경우 사내대출 규모가 일반 가계대출 한도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일부 대기업은 무주택 직원의 주택 구입이나 전세자금 용도로 최대 5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5%대를 오르내리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사내대출은 연 1~2%대 수준의 초저금리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체감되는 격차는 더욱 크다.

이러한 사내대출은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옥죄기에 나선 정책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일반 서민과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높아진 금리와 쪼그라든 대출 한도에 신음하는 반면, 대기업 임직원들은 회사 금고를 통해 '규제 없는 갭투자'나 영끌에 나설 수 있어 금융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거세다.

사내대출 규제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실제 DSR 편입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금융당국 내에서도 미묘한 입장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제도 권한을 쥔 금융위원회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기업의 내부 복지제도까지 금융당국이 나서서 통제할 법적 근거와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원장 역시 "금감원이 주도할 수 있는 정책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그는 "사내대출에 담보를 확보할 때 저당권을 설정하게 되면 이를 통해 DSR에 일정 부분 기술적으로 편입할 여지가 있다"며 우회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즉 기업이 직원에게 주택자금을 빌려주고 해당 주택에 저당권을 설정할 경우, 이 정보를 신용정보망과 연계해 향후 직원이 추가로 은행 대출을 받을 때 DSR 산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사내대출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지만 이를 지렛대 삼아 금융권에서 추가로 빚을 내는 행태는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내대출 규제는 부동산 시장의 숨은 유동성을 걷어내는 공정성의 문제로 볼 수 있다"며 "다만 금융기관이 대출을 내준 것도 아니어서 쉽사리 손댈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금융위와 금감원의 협의 과정에서 은행권 시스템과 어떻게 실무적으로 연동할지 논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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