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만 40세 이상 특별퇴직 접수···최대 28개월 치 임금 지급지난해 5대 은행 희망퇴직 2470명 '최다'···신입 채용은 1170명 '반토막'영업점 폐쇄 넘어 'AI 에이전트' 공습 본격화···본사 핵심 인력까지 사정권
인공지능(AI)의 공습으로 은행권의 고용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 고연차·임금피크제 진입 직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희망퇴직 연령대가 40대까지 낮아졌고, 그 자리는 기술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25일까지 하반기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오는 7월 31일 기준으로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이다.
특별퇴직금의 경우 1971∼1974년생에게는 직급에 따라 최대 28개월 치 평균 임금이 지급된다. 1975년 이후 출생자는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 치 평균임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1971∼1974년생 준정년특별퇴직자는 자녀학자금, 의료비, 전직지원금 등도 받는다.
최근 은행권 전반에서는 희망퇴직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며 40대까지 희망퇴직 행렬에 가담하고 있다. 신청 가능 연령대가 확대되면서 희망퇴직 인원도 대거 늘어나는 추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직원은 총 2470명이었다. 이는 2024년(1987명)보다 483명(24%) 급증한 규모로,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희망퇴직 규모를 살펴보면 2021년 2093명, 2022년 2157명, 2023년 2392명, 2024년 1987명, 2025년 2470명으로, 202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청년 일자리의 버팀목이었던 신규 채용문은 바늘구멍이 됐다. 지난해 4대 은행의 신규 채용 인원은 1170명에 그쳤다. 나가는 사람은 북적인 반면, 들어오는 문은 꽉 막힌 '고용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권에서는 평균 연봉 1억원 시대를 맞아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은행권의 인력 감축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점포 축소와 모바일·비대면 거래 중심의 영업 환경 변화다. 선제적인 고정비 감축과 체질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 대상 연령을 대폭 낮추면서 직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흐름이 감지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3749개로 전년 대비 94개가 줄었다. 2020년 말 기준 5대 은행 영업점이 4425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오프라인 영업점 폐쇄도 인력 감축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최근에는 AI 기술 고도화에 발맞춰 국내 금융지주들의 'AI 에이전트'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한층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금융사들은 연말까지 현장에 AI 에이전트 도입을 확대하는 목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AI가 단순히 고객의 명령에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 내부적으로 실무에 개입하는 수준까지 진화하면서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직접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예를 들어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KB AI 전략 및 AI 에이전트 로드맵'을 수립하고, 올해까지 그룹 주요 59개 업무영역 내 300여개 AI 에이전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미 PB·RM·금융상담 등에 AI 에이전트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상황이다.
하나은행도 생성형 AI 기반의 '기업 신용평가 심사의견 생성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전 영업점에 전면 도입했으며, 우리은행은 기업여신·RM, 고객상담, WM영업지원 파트 등에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AI 에이전트 도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전의 인력 감축이 통폐합되는 영업점의 창구 직원이나 단순 사무직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자산관리·여신심사·기획 등 본사의 핵심 전문 인력까지 AI의 대체 사정권에 들어오게 됐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글로벌 대형 은행들은 이미 AI 도입과 맞물려 선제적이고 과감한 인력 구조조정 페달을 밟고 있다. 글로벌 금융 리더들 역시 이 같은 흐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불가피한 미래라고 공언한다.
영국에 본사를 둔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은 수익성 향상과 업무 절차 간소화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본사 인력의 15% 이상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직원 수 기준으로 약 7800명에 해당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AI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줄이게 될 것"이라며 "특정 분야에서는 AI 인력을 더 뽑겠지만 은행원은 더 적게 고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는 기술발(發) 고용 한파가 시차를 두고 국내 은행권에도 고스란히 재현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기술 혁신은 생산력을 늘릴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인간 노동력의 효율화 압박을 가중시키는 양날의 검"이라며 "인건비 절감에만 치중해 고용을 외면하기보다, 기존 인력의 디지털 재교육을 강화하고 AI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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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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