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지스틱스 매각···비주력 자산 정리수소 계열사 두산H2이노베이션, 유상증자AI 투자 확대···3대 핵심 '자본 재배치' 전략
두산그룹이 비주력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는 한편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등 미래 성장사업에는 투자를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성이 제한적인 사업은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최근 물류 자동화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지분 100%를 로봇 솔루션 기업 클로봇에 약 700억원에 매각했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지난 2019년 물류센터 설계부터 자동화 설비 구축, 시스템 통합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계열사다.
당초 두산은 지게차 사업과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연계해 물류 자동화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470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결국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이번 매각은 단순 계열사 정리를 넘어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은 최근 그룹 사업을 스마트 머신(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클린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두산퓨어셀), 반도체·첨단소재(두산테스나·두산전자BG) 3대 축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장성이 제한적인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모습이다.
비주력 사업 정리와 함께 미래 성장사업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수소 사업이다. 두산은 최근 수소 연구개발 계열사인 두산H2이노베이션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4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두산H2이노베이션은 두산의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HyAxiom) 산하 연구개발 법인으로 차세대 연료전지와 수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두산은 두산H2이노베이션 설립 이후로 수소 분야에 꾸준히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앞서 하이엑시엄을 통해 2023년 약 150억원, 지난해 90억원에 이어 올해도 추가 출자를 결정하며 단기 실적보다 장기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사업성과도 개선되는 분위기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연료전지와 수전해 사업을 확대하면서 하이엑시엄의 매출은 2024년 1098억원에서 2025년 1592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아직 흑자 전환에 이르지 못했지만, 손실 규모를 1331억원에서 238억원으로 크게 줄이며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AI 분야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두산은 최근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두산인베스트먼트에 130억원을 추가 출자하며 AI 스타트업 투자 기반을 강화했다. AI 기술과 산업 현장을 연결할 수 있는 유망 기업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들도 AI 수혜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응해 SMR과 가스터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스마트 머신 분야를 중심으로 자동화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미래 성장축 가운데 하나인 반도체 분야에서도 사업 확장 가능성이 거론된다. 두산은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실리콘 웨이퍼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반도체 소재 사업 진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두산의 최근 행보를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자본 재배치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처럼 사업 영역을 무리하게 확장하기보다는 경쟁력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최근 몇 년간 사업 포트폴리오를 미래 성장산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며 "비주력 사업 매각과 미래 사업 투자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핵심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사업 재편이나 전략적 투자, 인수합병(M&A) 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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