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500원대 고공권 속 월 6시~토 6시 무중단 거래정부 '공백없는 모니터링'···한은 '시장 영향·동향 면밀 점검'하나은행 딜링룸서 첫 현장 점검···야간 유동성 안착 관건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위협하는 초고환율 국면 속에서 한국 외환시장이 '평일 24시간 무중단 거래'라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거래시간 확대는 원화의 글로벌 접근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개혁 조치다. 그러나 제도 시행 초기 밤사이 몰아칠 해외발(發) 변동성을 제어하고, 야간 시간대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시험대를 동시에 마주하게 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국내 외환시장은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 무중단으로 운영된다. 미국 윈터타임 기간에는 개장과 폐장 시간이 오전 7시로 조정된다. 국내 외환시장 거래시간은 2005년 이후 단계적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7월 새벽 2시까지 연장된 데 이어 이번에 사실상 평일 24시간 체제로 전환됐다.
문제는 제도 시행 시점의 환율 환경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야간 거래가 본격화되면서 미국 경제지표, 연방준비제도 발언, 지정학적 이슈가 원화 가격에 곧바로 반영될 수 있다. 특히 거래가 얇은 시간대에는 작은 주문에도 환율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도 이 지점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24시간 개장으로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시장 영향 및 동향 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한은의 점검 대상이 실제 거래시간 확대로 생기는 야간 가격 흐름에 맞춰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시장 안정과 제도 안착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4시간 개장이 단순한 시간 연장이 아니라 선진시장 수준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갖추기 위한 핵심 인프라"라며 "원화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의 운영 역량도 관건이다. 시장 참여 은행들은 변화된 거래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외환시장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시간 거래가 안착하려면 딜링 인력 교대, 해외 거점 연계, 시스템 장애 대응, 실시간 리스크 관리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인 만큼 야간 거래 활성화를 위해 해외 거점과의 연계 시스템을 촘촘히 점검하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긍정적 효과는 분명하다. 국내외 투자자와 수출입 기업은 시간 제약 없이 환전과 환헤지를 할 수 있게 된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채권 투자 과정에서 원화 거래 편의성이 높아지고, 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이벤트 발생 직후 환리스크 대응이 가능해진다.
다만 24시간 거래가 곧바로 안정적인 시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야간 유동성이 충분히 쌓이지 않으면 가격 발견 기능보다 변동성 확대가 먼저 나타날 수 있다. 고환율 국면에서는 수입기업의 결제 부담, 은행의 외화조달 비용, 기업의 환헤지 비용도 함께 민감해진다.
정부는 '24시간 공백없는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 안정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결제도 24시간 가능하게 하는 역외원화결제시스템을 2027년 1월 본운영할 계획이다. 거래시간 확대에 이어 결제 인프라까지 갖춰야 원화 거래의 실질적인 글로벌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24시간 외환시장의 성패는 첫날 개장 자체보다 이후 밤사이 환율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형성되는지에 달려 있다. 원화 국제화의 문은 열렸지만 고환율 속 야간 변동성을 관리하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과제가 떠오른 셈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 교수는 "24시간 거래가 도입돼도 시장 자체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다만 시장이 쉬는 시간이 없어지면서 변동성을 완화할 시간도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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