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본자본' 잣대 들이댔더니···동양생명 '안정권' vs ABL생명 '규제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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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자본' 잣대 들이댔더니···동양생명 '안정권' vs ABL생명 '규제미달'

등록 2026.07.06 06:07

이진실

  기자

우리금융지주 품에 안긴 두 생보사, 기본자본 K-ICS 대응력 체급 차이 뚜렷동양, 경과조치 없이도 189.6% 안착···기본자본 비율 69.4%로 가볍게 통과 ABL, 요구자본 늘고 가용자본 줄어 대조···구조조정 및 자본 수혈 불가피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내년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규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우리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건전성 체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ABL생명은 정부의 경과조치 착시효과를 걷어낼 경우 건전성 가이드라인을 밑도는 것은 물론, 내년 도입될 기본자본 규제 기준선마저 하회해 비상등이 켜졌다. 반면 동양생명은 경과조치라는 인공호흡기 없이도 지급여력과 기본자본 모두 안정권을 유지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과조치 의존도 드러난 ABL생명···기본자본 비율도 규제 기준 하회

6일 ABL생명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비율(K-ICS)은 112.16%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04.64%)보다 7.52%포인트 상승했지만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에는 미치지 못했다. 경과조치를 적용한 지급여력비율은 164.11%로 전년 동기(167.96%)보다 3.85%포인트 하락했다.

ABL생명은 1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과 토지 자산 재평가에 따른 순자산 증가로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비율은 개선됐지만 경과조치 적용 비율이 축소되면서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은 오히려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를 도입하면서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 급변을 완화하기 위해 최대 2032년까지 일부 기준을 완화하는 경과조치를 허용했다. 경과조치는 모든 보험사에 공통 적용되는 항목과 회사가 신고 절차를 통해 선택 적용하는 항목으로 구분된다.

ABL생명은 작년부터 선택 적용 경과조치인 자본감소분 경과조치(TAC)를 신청해 적용 중이다. 자본감소분 경과조치는 K-ICS 도입 과정에서 시가평가 등으로 발생한 자본 감소분을 일시에 반영하지 않고 일정 경과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에 따라 경과조치 적용 전후 지급여력비율 격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건전성이 경과조치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K-ICS 비율 규제를 적용하면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본자본 K-ICS 비율은 기본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손실 흡수력이 높은 자본의 비중을 평가하는 지표다. 자본금과 이익잉여금은 기본자본에 포함되지만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돼 자본의 질 측면에서는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높여온 점을 감안해 자본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본자본 K-ICS 제도를 도입했다. 기본자본 비율은 유상증자나 이익잉여금 확대 등을 통해서만 개선할 수 있다.

보험사의 기본자본비율이 기준비율(50%)을 하회할 경우 적기시정조치가 부과된다. 기본자본비율이 0% 이상 50% 미만인 경우에는 경영개선권고가 내려지며 0%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에는 보다 강화된 수준의 경영개선요구가 적용된다.

ABL생명의 올해 1분기 기본자본은 7170억원, 요구자본은 1조6504억원으로 기본자본 비율은 43.4%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기본자본이 8319억원, 요구자본이 1조5227억원이었다. 기본자본은 줄고 요구자본은 늘면서 자본 여력이 약화된 모습이다.

당장 내년부터 적용되는 규제를 현재 수치에 반영할 경우 ABL생명의 기본자본비율은 기준선인 50%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경과조치를 적용하면 해당 비율이 74.6%까지 상승해 건전성이 실제보다 높게 보이는 착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BL생명 관계자는 "보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신규 보험계약마진(CSM)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안정적인 투자수익 확대를 통해 가용자본을 늘릴 계획"이라며 "고위험 투자 관리와 운영위험 통제를 통해 요구자본을 관리하고 자산과 부채의 적정 듀레이션 갭을 유지하는 ALM 강화를 통해 건전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ABL생명과 동양생명은 지난해 7월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우리금융은 현재 동양생명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금융그룹 아래 편입된 두 보험사지만 건전성 지표와 기본자본 체력에서는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동양생명은 건전성 '안정권'···수익성 개선은 과제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동양생명은 지급여력과 기본자본 모두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양생명의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은 189.6%로 전년 동기(127.2%)보다 62.4%포인트 상승했다. 동양생명은 자본감소분 경과조치(TAC)를 별도로 신청하지 않았다.

동양생명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에 따른 가용자본 증가가 지급여력비율 개선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우리금융지주 편입 이후 성대규 대표는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과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 체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손해율 부담과 중장기 마진 변동성이 큰 일부 건강보험과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전략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장기납 종신보험 비중을 확대하며 신계약 CSM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다.

지난 1일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도 외형 확대보다 회사를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장기 수익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무진단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재무구조 전반을 점검하고 체질 개선 방안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2024년 155% 수준이던 K-ICS 비율은 올해 1분기 189.6%까지 상승하며 안정권에 진입했다.

기본자본도 개선세가 뚜렷하다.

동양생명의 올해 1분기 기본자본은 1조5920억원, 요구자본은 2조2926억원으로 자체 기준에 따라 계산한 기본자본 비율은 69.4%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기본자본은 1조1848억원, 요구자본은 2조6628억원이었다. 기본자본은 증가하고 요구자본은 감소하면서 규제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동양생명의 경우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지적된다. 올해 1분기 동양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67억원으로 전년 동기(467억원) 대비 약 4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래 수익성 지표인 신계약 CSM도 1900억원에서 940억원으로 줄어들며 약 5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당장의 외형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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