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로 환전 혜택 강화현대카드, 애플페이·프리미엄 카드로 신용결제 공략외화계좌 환전 우대 vs 신용결제 서비스 경쟁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해외결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경쟁 방식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하나카드는 환전 혜택을 앞세운 트래블 체크카드로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데 집중하는 반면,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와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을 앞세워 해외 신용결제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올해 5월 누적 해외 개인 신용카드 신용판매액은 1조726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291억원)보다 12.9% 증가했다. 8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에도 해외 신용판매액 3조9379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업계 1위를 유지했다.
체크카드 시장에서는 하나카드 성적표가 돋보인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해외 개인 직불·체크카드 이용금액은 1조348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626억원)보다 15.9% 증가해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하나카드는 2023년 1월부터 지금까지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의 차이는 상품 전략에서 나타난다. 현대카드는 해외 이용 경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3년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하면서 아이폰 이용자의 해외 비접촉 결제 편의성을 높였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X)와 대한항공 PLCC(상업자표시전용카드) 등 여행·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한 상품을 확대했다.
해외는 국내보다 NFC 기반 결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애플페이 활용도가 높고 해외여행과 해외직구 증가도 해외 신용판매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현대카드는 2023년 5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의 국내 단독 파트너가 된 이후 프리미엄 카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카드고릴라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트래블카드 TOP10'에서는 'American Express Gold Card Edition2'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표 PLCC인 대한항공카드도 해외 이용률 증가를 이끌고 있다. 현대카드는 2024년 마일리지 적립과 항공권 할인, 공항 라운지 및 발레파킹 혜택을 강화한 '대한항공카드 Edition2'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의 해외 취급액은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62%, 2022년 대비 297%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 신용카드 전체 회원 수는 2023년 5월 1173만4000명에서 올해 5월 1308만9000명으로 약 11.5% 늘었다. 같은 기간 직불/체크카드 사용가능 회원수는 32만1000명에서 61만7000명으로 92.2%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해외 특화 체크카드 '트래블로그'를 앞세워 이용자 기반 확대에 집중했다. 총자산 기준 전업카드사 8곳 가운데 7위인 하나카드는 2022년 업계 최초로 트래블로그를 출시하고 무료 환전, 해외 결제 및 ATM 출금 수수료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워 시장을 선점했다. 당장의 수익성보다 고객 확보를 우선하는 전략으로 해외 체크카드 이용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는 평가다.
트래블로그는 출시 42개월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환전액은 6조원을 넘어섰다. 하나카드의 신용카드 전체 회원 수도 2023년 5월 602만8000명에서 올해 5월 654만5000명으로 약 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직불/체크카드 개인 사용가능 회원수는 821만3000명에서 914만9000명으로 11.4% 늘었다.
양사의 전략 차이는 실적과 향후 사업 방향에서도 드러난다. 현대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647억원으로 전년 동기(614억원)보다 약 5.4% 증가했다.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카드수익은 8291억3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7925억8500만원 대비 4.6% 늘었다.
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546억원에서 575억원으로 5.3% 증가했다. 카드수익도 4421억7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204억8700만원보다 5.2% 증가했다. 다만 연회비 수익은 226억3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96억1000만원 대비 23.6% 감소했다.
반면 현대카드의 연회비 수익은 909억7800만원에서 987억9400만원으로 8.6% 증가해 프리미엄 신용카드 고객 확대에 따른 수익 증가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는 확보한 고객을 신용카드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향후 체크카드 중심의 트래블로그 고객을 신용카드 고객으로 전환하고 그룹 내 연계 상품을 안내해 고객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카드사의 사업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인 하나카드는 외화 계좌와 연계한 환전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강점이 있는 반면 기업계 카드사인 현대카드는 계좌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만큼 애플페이와 프리미엄 카드, 글로벌 브랜드 제휴를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트래블카드는 외화통장과 연계해 해외에서 결제하거나 현금을 인출하는 구조여서 은행계 카드사는 환전 우대 혜택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반면 기업계 카드사는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 어려워 해외 특화 서비스나 프리미엄 카드 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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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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