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원팀 강조···현장선 역할 인식 엇갈려주관·지원사 기여 기준부터 명확히 세워야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한국이 고배를 마셨다. 가격과 납기, 검증된 플랫폼을 앞세워 독일과 최종 경쟁까지 갔지만 나토의 운용·정비 체계를 넘지 못했다.
당초 낮게 평가됐던 수주 가능성을 양자 대결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다. 다만 이번 결과를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로만 정리하기에는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캐나다가 선택한 것은 잠수함 몇 척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정비망과 부품 공급, 승조원 훈련, 작전 운용체계를 포함한 안보 파트너십이었다. 독일은 기업의 제안을 넘어 정부와 동맹국, 공동 운용국, 유럽 방산 공급망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었다. 전략무기 조달에서는 성능과 가격, 납기만큼이나 장기 운용 안정성과 동맹 내 상호운용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결과다.
한국 역시 '원팀'을 내세웠다. 방위사업청은 국내 조선사들이 역할을 나눠 수주전에 참여한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취재 현장에서 확인한 원팀의 모습은 정부 발표와 달랐다. 주관사는 캐나다 조달 서류상 공식 입찰 주체가 자사 한 곳뿐이라는 이유로 '원팀'이라는 표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원사가 공동 입찰사로 비치면 현지에서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절차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 논리다. 문제는 정부가 이미 두 회사를 원팀으로 규정하고 대외적으로 이를 강조했다는 데 있다. 정부 요청에 따라 패키지 준비와 수주 활동을 지원한 회사로서는 자신들의 역할에 대한 물음표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이 수주 실패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십조원 규모의 국가 전략사업에서 참여 기업들이 원팀의 범위와 각자의 역할을 서로 다르게 인식했다는 사실 자체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정부가 협력을 주문했다면 입찰 주체와 지원사의 지위, 대외 메시지, 기여도 평가와 성과 공유 원칙까지 사전에 정리했어야 한다. 대형 방산 수출은 개별 기업의 영업전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장기전이다.
이번 수주전의 경험을 향후 해외 함정 사업에서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단순 지원자를 넘어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한다.
원팀은 구호가 아니라 구조다. 역할과 책임, 성과 배분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협력은 오래갈 수 없다. 상대는 나토라는 하나의 체계로 움직였다. 우리는 과연 진짜 한 팀이었는가. 캐나다 수주전이 남긴 가장 불편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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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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