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심서 분할액 2심 대비 축소SK㈜ 주식 분할대상 유지, 지배구조 영향 주목국내 이혼 재산분할 최대 규모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파기환송심에서 9440억원 지급으로 결론 났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분할 규모는 2심보다 줄었지만,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이라는 핵심 판단은 유지되면서 재계는 향후 SK그룹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24일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지급일까지 연 5%의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소송 비용은 양측이 각각 부담하도록 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대법원이 환송한 취지를 반영한 결과다. 앞서 2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300억원 자금 지원을 노 관장의 기여분으로 인정한 부분은 법리 오해가 있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다만 대법원은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이라는 판단 자체를 뒤집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 역시 SK㈜ 지분을 공동재산으로 인정한 가운데 대법원이 문제 삼은 기여도 산정 부분만 다시 계산해 최종 분할액을 9440억원으로 조정했다.
결과적으로 1심과 2심 사이의 간극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1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을 상속받은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고 665억원만 인정했다. 반면 2심은 SK그룹 성장 과정에서 노 관장의 기여를 인정하며 SK㈜ 주식도 분할 대상에 포함시켜 재산분할액을 1조3808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취지에 따라 '노태우 비자금' 관련 기여도는 배제했지만, 혼인 기간 동안 기업가치 상승과 배우자의 기여는 여전히 인정하면서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번 판결로 재산분할액은 2심보다 약 4468억원 줄었지만, 국내 이혼 사건 가운데서는 역대 최대 규모를 유지하게 됐다.
재계의 관심은 최 회장의 재상고 여부와 자금 마련 방식에 옮겨가고 있다.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현금 지급이어서 당장 SK㈜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944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향후 관심사다.
최 회장 법률대리인 측은 선고 직후 "약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작년 대법원 판결로 이혼이 확정됐고, 오늘 재산분할의 파기환송심 판결이 있었다"라며 "최 회장은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하여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며 "판결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말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재상고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번 판결이 대기업 총수의 상속·승계 재산과 기업가치 증가분을 어떻게 재산분할에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으로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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