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동 리스크에 유가 급등···가격 방어 '시험대'

산업 에너지·화학

중동 리스크에 유가 급등···가격 방어 '시험대'

등록 2026.07.26 14:50

한종욱

  기자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잠잠하던 국내 기름값이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정부가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로 충격을 흡수하고 있지만, 유가 강세가 장기화하면 정책 여력도 한계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배럴당 유가는 두바이유 90.40달러, 브렌트유 96.78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81달러로 집계됐다. 1주 전에 비해 약 10달러 상승한 수치다. 전날엔 브렌트유가 100.69달러까지 치솟으며, 5월22일 이후 2개월여 만에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가 7월에 접어들어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급변하는 중동 정세와 무관치 않다.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 선언에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고개를 든 탓이다.

이는 국내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을 보면 7월 넷째 주(19~23일) 전국 주유소의 리터당 평균 가격은 휘발유 1872.4원, 경유 1856.9원이었다. 전주보다 각 5.1원과 5.6원 내렸지만, 50원 이상 내린 7월 둘째 주나 20원 가까이 하락한 셋째 주에 비해 낙폭이 크게 줄었다.

국내 제품 가격이 내림세를 지킨 것은 정부 차원의 가격 안정 시스템이 작동한 결과다. 유가 변동성이 커지자 산업통상부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 상한선을 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하고,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를 유지함으로써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업계에선 정부 대책에 따라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4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리터당)을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 등 종전 수준으로 동결했다. 유류세 인하도 9월말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문제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하면 정책 효과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고가격제와 맞물린 정유업계의 합산 손실 규모가 총 3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가격 안정 정책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려워서다.

시장에선 이번 위기로 인한 조달 차질과 운송 지연이 반영되는 1~2개월 뒤엔 수급 악화로 석유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로 소비자 가격 상승이 일정 부분 억제되고 있지만, 국제유가 강세가 장기화하면 정유사 등의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국내 유가의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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