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로닉 '맞손'···무인수상정 공동개발 협력현지 생산 기반 설계·생산자동화 역량 접목
삼성중공업이 미국 무인수상정 기업과 손잡았다. 군함 해외 건조를 제한하는 미국 제도를 고려해 함정 대신 조선 기술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미국 방산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서 미국 무인수상정 기업 사로닉과 전략적 사업 협력 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무인수상정 자율운항과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사로닉 조선소에 로보틱스 기반 생산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무인수상정이 아니다. 미국 시장에 삼성중공업의 조선 기술을 공급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있다.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군함을 해외에서 건조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국 조선사가 함정을 직접 수출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미국 조선소가 선박을 건조하고 삼성중공업이 설계와 자율운항, 생산자동화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사로닉은 이런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파트너다. 이 회사는 무인수상정 설계와 자율운항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규모 선박 생산 경험은 많지 않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상선과 해양플랜트를 건조하며 축적한 선형 설계와 생산관리, 스마트 조선소 기술을 갖추고 있다. 사로닉은 미국 시장과 무인함정 기술을, 삼성중공업은 조선 기술을 제공하는 상호 보완 구조다.
이번 협력은 삼성중공업이 미국에서 추진해 온 전략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회사는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와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설계에 참여하고 있으며 콘래드조선소와는 LNG 벙커링선을 공동 개발했다. 비거마린그룹과는 용접·도장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센터 설립도 추진 중이다.
공통점은 모두 '현지 건조, 한국 기술' 모델이라는 점이다. 선박은 미국에서 만들고 삼성중공업은 설계와 생산기술,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번 사로닉 협력으로 그 범위가 상선과 군수지원함에서 무인수상정까지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협력은 공동 연구 단계다.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자율운항과 생산자동화 기술이 양산 프로젝트에 적용되고 별도 기술 공급 계약으로 연결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함정을 직접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조선산업에 기술을 공급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미국의 함정 건조 규제가 유지되는 한 한국 조선사의 미국 사업도 선박 수출보다 기술 협력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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