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우리은행, 대기업 대출 15.7% 폭증···연체 리스크 줄였지만 마진 '울상'

금융 은행

우리은행, 대기업 대출 15.7% 폭증···연체 리스크 줄였지만 마진 '울상'

등록 2026.07.29 07:15

김다정

  기자

상반기 기업대출 성장률 4.8% '4대 은행 1위'···대기업 쏠림·연체율 비상저금리 외형 성장 한계··· 정진완 행장 "진성 영업으로 내실·수익성 제고"데이터·AI 기반 옥석 가리기···"저금리 자산 양적 확대 지양하고 리밸런싱"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올해 2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은행간 출혈경쟁이 예상되면서 '저(低)마진'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일회성 충당금 부담을 털어내고 이익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조3730억원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1.9% 감소한 수준이지만 1분기 '나홀로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2분기 순이익이 842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8% 이상 상승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실적 반등의 중심에는 기업대출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4대(신한·KB국민·하나·우리) 은행 중 기업대출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증가율은 ▲우리은행(4.8%) ▲하나은행(4.5%) ▲국민은행(3.4%) ▲신한은행(2.8%) 순이다.

곽성민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본격적인 생산적 금융 추진에 힘입어 기업금융이 4%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첨단 전략 산업 위주의 생산적 금융 지원 확대로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적극적인 생산적 금융 행보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 초부터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핵심 성장 동력으로 '기업·생산적 금융 강화'를 공식화한 바 있다.

그러나 기업금융 속도전 이면에는 하반기 건전성 관리가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로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4대 은행의 2분기 말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0.55%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1분기 말(0.5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직전 분기(0.52%)보다 0.03%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0.50%)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4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0.20%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2023년 0.3%대, 2024년 0.4%대에 이어 올해 0.5%대로 오르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5%로, 지난 2016년 3분기(0.9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쟁사와 비교하더라도 국민은행(0.37%), 하나은행(0.59%), 신한은행(0.49%)이 모두 0.3~0.5%대를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기 연체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대출 성장의 축을 대기업에 집중하고 있다. 상반기 우리은행의 대기업대출은 전년 말 대비 15.7% 급증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중소기업대출은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개인사업자가 포함된 소호(SOHO)대출은 2.6% 감소했다.

하지만 우량 대기업 위주의 대출 성장이 연체 리스크는 줄여줄지언정 획기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치열한 수주 경쟁 속에 저금리로 집행되는 대기업 대출 특성상, 덩치는 커져도 순이자마진(NIM)은 경쟁사 대비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도 시장 일각의 출혈경쟁 우려를 일축하며 '양적 확대 지양' 방침을 공고히 하는 분위기다. 단순 대출 규모 늘리기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내실을 다지는 '질적 성장'으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한 것이다.

정 행장이 지난 24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하반기에는 확실한 성과를 만들고 경쟁은행과 격차를 획기적으로 줄이자"고 당부하면서, 단순 외형 확장이 아닌 '진성 영업'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강하게 주문한 것도 '양보다 질' 중심의 기업금융 체질 개선 선언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하반기 핵심전략 중 하나로 제시한 데이터 기반의 영업 체계 구축은 우리은행의 생산적 금융 역량을 한층 더 고도화하고, 위험조정수익률(RORWA)에 기반한 우량 기업 선별 능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데이터 및 상권 분석, AI 기반 모니터링을 통해 부실 위험은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혁신 기업에는 정밀한 자금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곽 CFO는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저금리 자산의 양적 확대 방식으로는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자산을 첨단 전략 산업 관련 공급망의 우량 기업 금융 자산으로 재배분하고 있으며, 금리뿐 아니라 대손 비용과 자본 비용을 반영한 위험조정수익률을 기준으로 거래를 선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