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5996억원, 자회사 '흑전'중국 공급과잉·업황 불확실성은 여전미래 성장 '고부가 소재·반도체' 집중
LG화학이 올해 2분기 6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 중단에도 석유화학 사업이 흑자로 돌아섰고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반등을 두고 시장에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석유화학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기보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재고 래깅 효과와 미국 보조금 등 외부 요인이 실적 개선을 이끈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오히려 래깅 효과가 반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LG화학의 체질 개선 성과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4조1759억원, 영업이익 5996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0%, 영업이익은 25.8%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흑자 전환이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석유화학 부문이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5조3289억원, 영업이익 426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여수 NCC 2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량은 줄었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변동과 제품 가격 차이 개선이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졌다. 원료 가격 상승 전에 확보한 재고가 이후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발생한 재고 래깅 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상호관세 환급 등 일회성 요인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긍정적인 재고 래깅 효과가 있었고 스프레드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며 "미국 상호관세 환급 같은 일회성 이벤트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다. LG화학은 하반기 석유화학 사업 환경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린 재고 래깅 효과가 사라지고 원재료 가격 하락 시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7월 들어 중동 정세 불확실성으로 원료 가격 변동성이 커졌지만 제품 가격은 수요 부진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구매를 미루며 관망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현재 여수 NCC 2공장 가동 중단 이후 석유화학 크래커 가동률을 50%대로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면서 정기보수 일정과 재고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도 회복 흐름을 보였다. 연결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출하 확대와 생산량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효과를 제외하면 배터리 사업 자체의 수익성 회복은 아직 진행형이라는 평가다.
첨단소재 부문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양극재 판매 확대와 분리막 출하 증가, 반도체용 전자소재 신제품 양산에 힘입어 영업이익 19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LG화학은 앞으로 범용 석유화학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소재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동춘 LG화학 사장은 지난 6월 타운홀 미팅에서 2035년까지 연구개발(R&D)에 15조원을 투자해 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와 항암 신약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범용 화학제품 비중을 낮추고 인공지능(AI) 시대 성장성이 높은 고부가 소재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석유화학 구조조정도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LG화학은 연내 정부 사업재편 승인을 목표로 파트너사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물적분할과 합병 승인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한 만큼 실제 사업 재편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의 2분기 실적을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단기 실적을 끌어올린 외부 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NCC 구조조정과 첨단소재 전환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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