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생산기지 3억 달러 투자···765kV 변압기 시장 선점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글로벌 전력망 수주 확대북미 넘어 유럽·아프리카 진출···미래 성장축 자리매김
5년 전 미국에 베팅한 효성중공업의 승부수가 AI 시대를 맞아 결실을 맺고 있다.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폭증 속에 초고압 전력기기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전력망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며 효성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사업 재편과 선제 투자 효과를 바탕으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효성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9%, 133.7% 증가하며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성장을 이끄는 핵심은 효성중공업이다. 세계 각국이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에 나서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이를 뒷받침할 송배전망 투자도 확대되면서 초고압 전력기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 같은 변화를 예상하고 해외 생산 기반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2020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을 인수한 뒤 세 차례에 걸쳐 약 3억달러(약 4258억원)를 투입했다. 현재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 유일한 765kV 초고압 변압기 설계·생산 거점으로 꼽힌다.
765kV급 초고압 변압기는 대규모 전력을 장거리로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핵심 설비다. AI 데이터센터처럼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시설이 늘어날수록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련 수요도 커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지난해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에서 765kV 초고압 변압기와 800kV 초고압차단기를 포함한 전력기기 패키지 공급 계약을 따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도 수주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시장뿐 아니라 북유럽에서도 상반기에만 약 2000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수주를 확보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 진출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성장 배경에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추진해온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전력·첨단소재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왔다.
특히 미국 등 주요 시장에 생산 거점을 미리 확보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산업 흐름 변화에 대응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AI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효성중공업의 경쟁력도 한층 부각되고 있다.
효성티앤씨와 효성화학 역시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NF3) 사업 매각이 대표적이다. 효성티앤씨는 첨단소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고 효성화학은 매각 대금을 활용해 재무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거뒀다.
그룹 차원에서도 기존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성장성이 높은 분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전력 인프라, 효성티앤씨의 첨단소재, 효성화학의 재무 안정화가 각각 다른 성장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효성의 최근 성과가 단순한 업황 수혜를 넘어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읽은 결과라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글로벌 전력망 교체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효성중공업의 성장세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기기는 생산 능력과 인증, 현지 대응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분야"라며 "미리 해외 거점을 확보한 기업들이 AI 인프라 확대 흐름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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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junhuk21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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