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중심 제조업 채용 공식 변화세계 시장·고객 이해 역량 강화조현준 회장 '기술·인문학 결합' 철학 반영
효성그룹이 인문계열 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는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섰다. 1966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사업 확대로 기술력뿐 아니라 현지 시장과 고객을 이해하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2026년 인문대학생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인문대학 또는 문과대학 학사·석사 학위 취득자(또는 2026년 8월 졸업 예정자)로 제한했다.
사학·철학·미학 등 인문학계열 또는 국어국문·영어영문 등 어학계열 전공자만 이번 채용에 지원할 수 있다. 이공계 중심으로 신입사원을 확보해온 국내 제조업계에서 인문계열 전공자만을 대상으로 별도 채용 전형을 마련한 것은 이례적이다.
효성이 이번 채용을 통해 확보하려는 인재는 단순히 외국어 능력을 갖춘 인력이 아니다. 글로벌 사업장에서 고객 요구를 파악하고 시장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의미가 크다.
효성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중공업, 친환경 소재 등 주력 사업 대부분을 해외 시장에서 전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베트남·인도·중국 등에 생산기지와 판매법인을 운영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력기기와 첨단소재 분야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사업 영역이 전 세계로 넓어지면서 제조 경쟁력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는 게 효성의 판단이다. 과거에는 생산 기술과 원가 경쟁력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국가별 산업 환경과 고객 요구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번 채용에서 글로벌 현장 근무를 희망하는 지원자를 우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입사 이후에는 특정 직무에 한정하지 않고 사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로 배치할 계획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기술이 인문학과 결합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변화를 읽어내는 힘은 인문학에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학 능력과 폭넓은 사고력을 갖출 것을 주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그룹은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인문적 소양과 어학 능력, 글로벌 사업장에서 근무하려는 열정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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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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