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까지 낮춘 부채비율···재무 체력 회복6000억 출자·주주환원 사이 셈법 복잡정유 호황 뒤 현금 관리 전략 주목
HD현대오일뱅크가 상반기 2조7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대규모 투자 이후 높아졌던 재무 부담을 낮출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확보한 수익을 어디에 투입할지를 두고 선택지가 갈린다. 석유화학 사업 재편과 미래 투자, 주주환원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7일 HD현대의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2분기 매출 9조4774억원, 영업이익 1조824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2.8%, 영업이익은 95.4%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757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24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 흐름이 크게 달라졌다. 정유 부문 수익성이 회복된 가운데 윤활기유 사업도 안정적인 이익을 내며 반등을 이끌었다.
실적 개선은 재무지표에도 나타났다. HD현대오일뱅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 244%까지 높아졌지만 올해 6월 말 192.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16조2534억원에서 15조7515억원으로 감소했고 자본총계는 6조9322억원에서 8조1879억원으로 증가했다.
2021년부터 진행한 대규모 석유화학 투자로 재무 부담이 커졌던 HD현대오일뱅크 입장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입 부담을 낮추고 향후 사업 재편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평가다.
다음 과제는 대산 석유화학 사업 재편이다.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대산 지역 석유화학 설비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통합법인 설립을 위해 각각 6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사업 재편은 중복 설비를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지만 단기적으로는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HD현대오일뱅크가 상반기 확보한 이익을 단순한 재무 개선 재원으로만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배당 확대 가능성도 시장의 관심사다. HD현대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의 70% 이상을 배당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가 HD현대오일뱅크 지분 73.85%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HD현대오일뱅크의 배당 정책은 지주사 현금 흐름과도 연결된다.
다만 정유업 특성상 현금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국제 유가가 급변하면 원유 구매 가격과 석유제품 판매 가격 반영 시점 차이로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고 중동 정세 등 외부 변수도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변동성이 지속되는 만큼 시장 환경과 재무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기적인 배당 확대나 투자 확대보다 업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 기반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반기 HD현대오일뱅크의 경영 판단은 현금 활용 전략에 달릴 전망이다.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는 균형 잡힌 자금 운용이 향후 성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은 호황기에 확보한 현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이후 경쟁력을 결정한다"며 "HD현대오일뱅크는 재무 부담을 낮춘 만큼 앞으로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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