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감축 지속···10년간 1132곳 폐점당국 경고에 비용 30% 덜 드는 출장소↑"점포 감축 불가피, 대안부터 마련해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최근 10년간 국내 운영 지점 1132곳을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매년 110곳이 넘는 고객 창구를 닫아온 셈이다. 보다 못해 제동을 건 당국의 경고에 단순 업무 중심의 '출장소'를 늘려 대응했지만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불편함은 갈수록 커져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4대 시중은행의 2026년 반기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합산 점포 수는 2702개(지점 2201·출장소 501개)로, 반년 전인 지난해 말(2685곳)에 비해 17개 늘었다. 고객 창구가 확대돼 고객 서비스 질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지점 43곳이 폐쇄된 것을 60곳의 신규 출장소가 상쇄한 결과라서다.
지점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종합 점포인 반면, 출장소는 지점에 소속된 소형 영업점일 뿐이다. 직원 수가 적고 업무범위도 예·적금 등 기본 수신 업무와 일부 개인 대출 정도에 한정돼 복잡한 업무 수행 시엔 결국 지점을 찾아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런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2016년만 해도 4대 시중은행이 운영한 전체 점포는 3758곳, 지점은 3333곳에 달했다. 그런데 은행들은 약 10년간 단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지점 수를 줄였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까지 33.96%에 달하는 1132개의 지점이 문을 닫았다.
지점의 빈자리는 '출장소'로 메웠다. 사실 4대 시중은행은 2016년 425개이던 출장소도 2022년 347개까지 줄였다. 그러자 금융당국이 은행의 무차별적인 점포 축소를 경계해야 한다며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냈고, 은행권은 지점 대신 출장소 숫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합산 출장소 수는 2022년 347개에서 올해 상반기 501개로 불과 3년 반만에 44.38%나 확대됐다.
4대 시중은행이 당국의 경고에도 지점 감축을 멈추지 못하고 신규 출장소로 상쇄한 배경은 '비용 절감'에 있다.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과 같은 비대면 금융 거래가 보편화하는 시대에 고비용 구조인 대형 점포(지점)를 유지하는 것보다 출장소로 대체 운영하는 게 경영상 효율이 높다는 판단이다. 평균적으로 한 곳의 지점을 출장소로 대체할 경우 연간 30~40%가량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점고객이 적은 지점의 경우 일정 거리 안에 있는 점포를 통·폐합하고, 보완이 필요한 위치에 일반 고객이 많이 찾는 업무를 담당하는 출장소를 운영하며 지점운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출장소는 계좌 개설이나 예금·이체와 같은 수신 업무 중심이라 대출·외환·기업금융·자산상담 같은 복잡한 업무가 제한될 수 있다. 일부 출장소는 '디지털 출장소' 형태로 운영돼 고령층의 이용불편은 훨씬 크다. 이를 피해 지점을 찾아보니 일부 농어촌 지역에서는 차량으로 수십 분 이상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점포 축소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면서도 "점포를 통폐합하기 전에 시니어 특화 점포, 탄력점포, 공동점포, 이동점포 등 지역 환경에 맞는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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