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레버리지 ETF와 고위험 금융상품, 소비자보호의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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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와 고위험 금융상품, 소비자보호의 기준은

등록 2026.08.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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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정 기업 주가의 일일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구조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도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일반적인 지수형 ETF와 달리 한 기업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분산효과가 제한되고 해당 기업의 위험에 직접 노출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레버리지 상품을 단순히 '수익도 두 배, 손실도 두 배'인 상품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일일 수익률의 일정 배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초자산의 누적수익률과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 사이에 차이가 커질 수 있다. 특히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는 복리효과로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위험이 현실적인 정책과제가 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출시 이후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빠르게 증가했고 특히 반도체 관련 종목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안정과 투자자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규 상장과 광고를 잠정 중단하고 7월 31일부터 개인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천만원에서 현금 3천만원으로 강화했다. 그러나 투자 문턱을 높이는 것만으로 소비자보호가 충분해지는 것은 아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논란은 결국 구조가 복잡하고 손실 가능성이 큰 금융상품을 어떤 기준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할 것인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9년 해외금리 연계 DLF 사태 이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판매규제를 강화했다. 판매과정 녹취와 숙려제도를 도입하고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도 강화했다. 그럼에도 2024년 홍콩 H지수 연계 ELS에서 다시 대규모 손실과 불완전판매 문제가 발생했다. 제도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제도가 실제 판매현장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작동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였음을 보여준다.

실제 불완전판매 사례에서는 투자성향에 대한 특정 답변을 유도하거나 대면으로 상품을 권유한 뒤 비대면 방식으로 계약하게 하며, 기대수익은 강조하면서 원금손실 가능성과 핵심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사례들이 나타났다. 녹취와 숙려절차를 거쳤더라도 소비자가 상품의 손익구조와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실질적인 금융소비자보호라고 보기 어렵다.

앞으로의 소비자보호는 '설명했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었는가'를 중시해야 한다. 복잡한 설명서를 제공하고 여러 차례 서명을 받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어떤 상황에서 손실이 발생하는지, 손실 규모가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 장기간 보유하거나 시장이 크게 흔들릴 경우 어떤 위험이 나타날 수 있는지를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적합성 판단도 형식적인 투자성향 확인을 넘어야 한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에서는 거래목적, 재산상황, 투자경험, 상품이해도, 위험에 대한 태도와 연령 등 핵심정보를 모두 고려하도록 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이 추진되고 있다. 고위험 상품일수록 투자자가 가입을 원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상품을 이해하고 있는지와 예상되는 손실을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다 충실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고위험 금융상품을 강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의 선택권과 금융혁신도 존중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위험에 비례한 소비자보호다. 구조가 복잡하고 손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일수록 사전교육과 위험고지, 이해도 확인과 적합성 평가를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예탁금과 투자경험 등 진입요건을 적용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다.

금융회사의 책임 역시 판매창구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상품을 개발할 때부터 상품구조와 위험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어떤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인지 목표시장을 정해야 한다. 판매회사는 그 범위 안에서 적합한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고 제조사와 판매사 간 정보를 공유하며 판매 이후에도 상품과 고객의 적합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최근 레버리지 ETF 논란은 금융소비자보호의 목표가 투자위험 자체를 없애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투자에는 원래 위험이 따르며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한 위험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투자자가 알고 감수하기로 한 위험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떠안게 된 위험은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핵심 위험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소비자가 이를 제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자신의 투자목적과 손실감내능력에 맞는 선택을 하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적합한 판매를 사전에 걸러내는 것. 그것이 레버리지 ETF와 고위험 금융상품 시대에 필요한 금융소비자보호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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