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노태문 '점유율'로 실적 돌파구···삼성 DX, 제품 경쟁력으로 반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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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점유율'로 실적 돌파구···삼성 DX, 제품 경쟁력으로 반전 모색

등록 2026.08.19 19:25

강준혁

  기자

메모리 공급 부족에 DX, 최소 2년은 침체단기 수익 개선 어렵지만, 매출 확대로 상쇄성과급 논란에는 "과거 DX가 더 받았던 적도"

적자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하반기 시장점유율 확대와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 반등을 모색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제품 판매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경쟁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갤럭시S26과 갤럭시Z폴드8의 판매 확대를 통해 오히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사들이 가격 인상과 물량 축소에 나서는 상황에서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래픽=강준혁 기자그래픽=강준혁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은 19일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30분 동안 수원사업장 'R5 모바일 연구소'에서 진행된 임직원 대상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이 같은 DX부문 하반기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노 대표가 제시한 전략은 ▲시장점유율 확대 ▲체질 개선 지속 ▲내년도 혁신 제품 준비 등 세 가지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DX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 성장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DX부문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조원의 약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지난 2분기에는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의 수익성도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원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판매량 증가만으로는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해법은 '정면 돌파'다. 재료비 절감, 매출 확대, 비용 효율화 등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제품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악화를 방어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전략을 '스마트폰 치킨 게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출하량을 줄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오히려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판매량을 늘리더라도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최소 2년가량 이어질 것이라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을 고려하면, 메모리 가격이 정상화된 이후 더 큰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삼성전자는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메모리 가격 상승 국면을 버틸 수 있는 사업 체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내년 혁신 제품 준비를 통해 현재의 실적 부진을 구조적인 성장 동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DX부문 실적뿐 아니라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 불거진 DS와 DX 간 성과급 격차 문제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삼성전자는 완제품과 부품 사업을 사실상 별도 회사처럼 운영해온 '부문제'의 기원부터 설명하며 DX부문 직원들의 보상 격차 문제에 대해 성과주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고객사가 완제품 시장에서는 경쟁사가 되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2009년부터 완제품 사업인 현 DX부문과 부품 사업인 DS부문을 분리해 운영해왔다.

부품 고객사의 기밀 정보가 완제품 부문으로 흘러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인사·재무·회계 등 경영지원 기능까지 분리하면서 사실상 '한 지붕 두 회사'처럼 운영해왔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특정 부문의 성과급 재원이 남는다고 해서 이를 다른 부문과 공유한 사례도 없다고 강조했다. 성과가 발생한 사업에서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다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과거 사례를 들어 부문별 성과와 보상 차이가 상황에 따라 달라져 왔다는 점도 설명했다. MX사업부가 2023년과 2024년 호실적을 기록했을 당시 해당 사업부 직원들은 연봉의 44~50% 수준의 성과급을 받은 반면, 같은 기간 DS부문 성과급은 0~14%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DS와 DX 간 성과급 격차가 더욱 확대된 것은 최근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회복하면서다.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는 DS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DS부문 임직원들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에 더해 별도의 특별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DS부문 임직원 1인당 성과급은 최대 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DX부문 직원은 기존 OPI를 제외하면 약 600만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부문 간 성과급 규모가 최대 100배 이상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DX부문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DX부문 입장을 대변하는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DS부문에 비해 DX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보상에서 소외됐다며 격차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의 보상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오는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약 3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 설명회에서 부문제의 기원과 성과주의 원칙을 강조한 것 역시 이 같은 내부 갈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DX부문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보다는 각 사업의 성과에 따라 보상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문제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수록 DS와 DX 간 실적과 보상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DS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반면, DX부문은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 사업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한 지붕 두 회사' 시스템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부문 간 성과와 보상 격차에 따른 잡음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으로 볼 수 있다"며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DS와 DX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DX부문이 풀어야 할 과제는 실적과 내부 보상이라는 두 가지다. 하반기 시장점유율 확대와 체질 개선을 통해 메모리발 원가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 동시에 DS와의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내부 갈등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삼성전자 DX부문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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