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발행주식 3.3% 매입 후 전량 소각FCF 환원 기준 50% 이상으로···추가 배당 가능성도삼성전자 특별배당 논의···높아진 시장 기대는 부담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특별배당 등 추가 주주환원책 논의에 나서면서 '반도체 투톱'의 주주가치 제고가 주식시장 핵심 화두로 부상했다.
주주환원 확대가 새로운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이미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실제 발표될 환원 규모가 기대치를 밑돌 경우 오히려 실망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40조 매입·소각···발행주식 3.3% 줄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보통주 2407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예정금액은 40조43억원으로 이날부터 11월 19일까지 약 3개월 동안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회사는 취득 목적을 자기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이번에 사들이는 2407만주는 현재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한다. 순이익 등 다른 조건이 같다고 가정하면 주식 수 감소만으로 주당순이익(EPS) 등 주당 지표가 3%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3개월간 시장에서 직접 매입한다는 점 또한 긍정적인 요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반도체주 조정과 함께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했다. 6월 22일 기록한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인 291만9000원과 비교하면 19일 종가는 150만원으로 48.6% 급락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조789억원어치 순매도했고 기관도 1조235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이후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8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8만6000원(12.40%) 오른 168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장중에는 172만원까지 올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에도 기존 보유 자사주 1530만주를 소각했다. 당시 발행주식의 2.1%, 이사회 결의 전일 종가 기준 약 12조2400억원 규모였다. 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기조를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잉여현금흐름 50% 이상 환원···높아진 시장 눈높이
SK하이닉스는 기존 2025~2027년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연간 고정배당금을 주당 1200원에서 1500원으로 높이고 3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반으로 추가 환원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보통주 한 주당 375원, 총 2733억원 규모의 분기배당도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도 한 단계 확대했다. 기존에는 3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 이내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지만 앞으로는 50% 이상을 환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배당 등을 통한 추가 환원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여력을 최대 100조원 수준까지 보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자체는 대형 호재지만 향후 추가 환원책이 높아진 시장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하느냐가 주가 추가 상승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주는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가치 개선보다 메모리 가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변화에 따라 이익 전망치가 더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다. 향후 영업이익과 순이익 추정치가 낮아질 경우 3%대 주당가치 개선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반대로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식 수까지 줄어들 경우 실적 증가와 주당가치 상승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삼성전자도 특별배당 논의···'삼전닉스' 재평가 시험대
삼성전자도 주주환원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차기 주주환원 정책을 이사회와 경영진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와 미래 성장 투자 사이의 균형을 고려해 구체적인 내용을 조만간 공유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구체적인 환원 규모와 방식이 제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행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고 연간 약 9조8000억원의 정규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로 현행 3개년 정책이 끝나는 만큼 특별배당뿐 아니라 차기 주주환원 정책의 규모와 방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사주 소각도 이미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보통주 7335만9314주와 우선주 1360만3461주 등 총 8696만2775주를 소각했다. 당시 주가 기준 약 14조6000억원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확대의 의미가 단순한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규모보다 자본배분 정책의 변화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상황에서 대규모 주주환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평가를 이끄는 긍정적인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주주환원만으로 재평가가 이뤄진다기보다 강한 실적과 현금창출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본배분 정책까지 강화된다는 점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주환원책의 효과가 지속되려면 일회성 규모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현금흐름이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메모리 업황 자체가 꺾이기보다 성장 속도가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단계지만 향후 이익 증가세까지 둔화될 경우 시장의 관심이 다시 주주환원보다 본업의 성장성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시장에서 40조원보다 더 큰 규모의 환원을 기대했던 부분이 있었지만 실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이후 반응은 긍정적이었다"며 "현재 업황 자체가 둔화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성장률이 일부 낮아지는 수준인 만큼, 고점론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