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통합법인 출범 가시화···고정비 절감·수익성 개선이 관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추진하는 석유화학 사업재편 '대산 1호 프로젝트'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가격과 공급 등에 제한이 붙었지만 기업결합 자체는 허용되면서 오는 9월 통합법인 출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일 공정위는 HD현대케미칼이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한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고, 롯데케미칼이 HD현대케미칼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합병 이후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HD현대케미칼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한다.
이번 재편의 핵심은 공급과잉에 놓인 대산 석유화학 설비를 줄이는 데 있다. 롯데케미칼은 연산 110만톤 규모 대산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을 중단하고, 양사는 중복되거나 수익성이 낮은 다운스트림 설비도 정리할 계획이다. 대신 HD현대케미칼 NCC를 중심으로 원료 구매와 생산·판매를 통합 운영한다.
양사는 통합법인에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한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설비 부담을 줄이면서 통합법인 지분 50%를 통해 대산 사업에는 계속 참여할 수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와 석유화학 설비를 연계해 원료와 유틸리티 비용을 낮추며 HD현대케미칼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다.
다만 공정위는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의 경쟁이 줄어들 수 있다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통합법인은 향후 5년간 국내 판매가격을 수출가격 변동률과 연동해야 하며, 기존에 생산하던 제품도 국내 고객이 요구하면 공급해야 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 측의 가격·생산량·원가 등 경쟁 관련 정보 공유도 제한된다.
대산 1호가 규제 문턱을 넘으면서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도 실행 단계에 들어가게 됐다. 설비 통합만으로 중국발 공급과잉과 범용 제품의 낮은 수익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에 NCC 감축과 중복설비 정리를 통한 고정비 절감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통합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시정조치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여수 1호 등 이어지는 석유화학 기업결합이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국내 석유화학 시장에서의 경쟁을 보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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