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4대 금융, 자금세탁방지에 '구멍'··· 국내외 당국서 무더기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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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자금세탁방지에 '구멍'··· 국내외 당국서 무더기 제재

등록 2026.08.20 06:07

문성주

  기자

KB국민·우리카드·하나, 신원검증 누락 등으로 국내 과태료 7.5억신한 중국법인, 고액·의심거래 보고 미흡으로 248만 위안 중징계FIU·금감원, 해외점포·자금세탁 점검 예고··· '내부통제 실전 시험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주요 계열사들이 고객확인제도(KYC)와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소홀히 이행하다 국내외 감독당국으로부터 무더기 제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KB국민은행과 우리카드, 하나은행이 고객정보 검증 누락, 고위험 고객 확인 미흡, 자료보존 의무 위반 등으로 총 7억 5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해외에서는 신한은행 중국법인이 고객 신원확인 및 고액·의심거래 보고 미흡 등 복수의 위반 행위로 현지 중앙은행의 중징계를 받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최근 공시한 2026년 반기보고서에 올해 제재 내역을 반영했다. 국내 3사의 처분은 3월에 내려졌고 신한은행 중국법인 제재는 6월에 이뤄졌다.

고객확인제도는 금융회사가 고객의 신원과 실제소유자, 거래 목적 등을 파악해 불법 금융거래를 막는 절차다. 축적한 고객정보는 평소와 다른 거래와 의심거래를 판별하는 토대가 된다. 회사별 제재 사유를 AML 업무 흐름에 놓으면 최초 고객확인부터 고위험 고객 심층검증, 자료보존과 의심거래 보고까지 서로 다른 지점에서 문제가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은 고객확인 자료 보존의무를 위반해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3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반기보고서에는 제재 사유를 고객확인 자료 보존의무 위반으로 적었다. FIU 제재내용 공개안에 따르면 자료보존 관련 전산설계 미비로 보존기간 5년이 지나지 않은 고객확인 자료 68건을 폐기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고객확인과 의심거래보고 등 AML 의무 수행에 관련된 자료를 금융거래 등 관계가 끝난 때부터 5년간 보존하도록 한다. 자료보존은 고객확인의 근거를 남겨 거래 흐름을 사후 점검하는 장치다. KB국민은행은 과태료를 납부하고 업무지도와 관리·감독을 강화했다고 공시했다.

FIU 제재내용 공개안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고객 529명과 체크카드 발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민등록번호를 검증하지 않아 과태료 3억원을 부과받았다. 고객과 거래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신원정보를 확인·검증하도록 한 고객확인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례다.

우리카드는 고객정보 검증 로직을 개선하고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반기보고서에 담긴 개선조치는 체크카드 발급 단계의 고객정보 검증 절차를 보완하는 데 맞춰졌다.

하나은행은 고위험 고객에 대한 강화된 고객확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금융위원회로부터 과태료 1억5300만원을 부과받았다. FIU 제재내용 공개안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강화된 고객확인의무 대상 고객의 계좌 개설 때 거래 목적과 자금 원천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 계좌 개설 뒤 자금세탁 우려를 인지한 상황에서도 의심스러운 자금 원천의 진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사실도 제재 사유에 포함됐다.

강화된 고객확인은 고객과 상품의 자금세탁 위험도를 분류하고 위험이 큰 경우 거래 목적과 자금 원천 등을 추가로 확인하는 제도다. 하나은행은 자진납부 감경을 적용받아 1억2240만원을 납부했으며 관련 업무 관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중국) 유한공사는 지난 6월 2일 중국인민은행 북경시분행으로부터 경고와 함께 248만9438.43위안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제재 사유에는 고객 신원확인 의무와 고액·의심거래 보고 의무 미이행이 포함됐다.

신한은행 중국법인의 과태료는 금융통계, 계좌 관리, 위조지폐, 신용정보, 네트워크·데이터 안전 등 모두 9개 위반에 부과된 금액이다. 고객 신원확인과 고액·의심거래 보고 미흡에 직접 책임이 있는 전 법인장에게는 8만2906.43위안의 과태료가 별도로 부과됐다. 신한금융은 직원 교육과 제도 전달, 관련 프로세스·시스템 강화, 내부 규정 개정을 개선조치로 제시했다.

금융당국의 AML 점검도 이행 실적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다. FIU는 올해 상반기 제도이행평가에서 금융회사의 자발적 개선 노력을 평가하고, 위험노출도에 비해 관리 수준이 부족한 회사는 감점하기로 했다. 외화거래 관련 의심거래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평가 결과는 오는 10월 초 확정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도 올해 기획·테마검사를 확대해 동남아시아 소재 해외점포의 AML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사기이용계좌에 다수 관련되는 등 관리가 취약한 금융회사를 중점 검사할 계획이다. 국내 고객확인 절차뿐 아니라 해외점포의 현지 AML 관리체계까지 점검 대상이 넓어지는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공시는 AML 규정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정보 검증 로직, 고위험 고객 추가 확인, 자료보존과 해외법인 보고체계가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사가 공시한 개선조치가 업무 절차에 정착해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는 앞으로 살펴봐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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