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9000억 벌고도 배당 못 주는 한화생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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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억 벌고도 배당 못 주는 한화생명, 왜?

등록 2026.08.20 06:11

이진실

  기자

순이익 96.0%↑ 불구 배당 재개 불투명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에 제한적한화생명 "제도 현실화 되면 가능할 것"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한화생명이 올 상반기 순이익을 두 배 가까이 늘리며 호실적을 거뒀지만 배당을 재개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이어지면서 순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쉽지 않아서다.

20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9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4610억원보다 96.0% 증가했다. 별도 기준 순이익도 5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1790억원보다 183.9% 늘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모두 개선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투자손익은 35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6% 급증했다. 실적만 놓고 보면 배당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만한 성적이다.

하지만 순이익 증가가 곧바로 배당 재원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IFRS17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지속되면서 배당가능이익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해약환급금준비금 기적립액은 6조5078억원으로 이익잉여금 7조5070억원의 86.7%에 달했다. 이익잉여금 대부분이 배당 재원으로 활용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IFRS17 체계에서 시가 평가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을 적립하는 계정이다. 상법상 법정준비금으로 분류돼 배당가능이익 산정 과정에서 차감된다. 이에 따라 준비금 적립 규모가 커질수록 보험사가 실제 배당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줄어든다.

K-ICS 비율도 배당 재개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K-ICS 비율은 167%로 전년 동기 161%보다 개선됐지만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완화 기준인 170%에는 미치지 못해 준비금 부담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증권가에서도 해약환급금준비금을 한화생명의 배당 확대를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IFRS17 회계기준 전환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이 제한되고 있다"며 "순이익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순증 규모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은 해약환급금준비금 등 제도 관련 불확실성 해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생명도 제도 개선이 배당 재개의 핵심 조건이라는 입장이다. 한화생명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보장성보험 25%, 저축성보험 35% 수준으로 적립률이 현실화되면 충분한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배당 재개 시점과 규모를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같은 상장 보험사로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으로 배당이 제한돼왔던 현대해상과 비교하면 한화생명의 배당 여건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현대해상은 최근 준비금 규모가 감소하고 K-ICS 비율도 개선되면서 배당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한화생명은 준비금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현대해상의 올해 상반기 해약환급금준비금 기적립액은 3조91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감소했고 이익잉여금 대비 비중도 45.5%로 한화생명보다 크게 낮다. K-ICS 비율 역시 209%까지 상승했다.

현대해상도 2023년 결산배당 이후 배당을 중단한 상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적극적인 신계약비 절감을 통한 해약환급금준비금 관리 등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 없이도 1~2년 내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배당가능이익은 여전히 마이너스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배당가능이익이 소폭이라도 플러스로 전환된다면 소액이라도 배당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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