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3346억 원서 매년 우상향···해외사업, 그룹 핵심 축으로고금리 장기화·규제 장벽에 베트남·중국·인도네시아 다소 정체진 회장 직접 해외 IR 챙기며 "글로벌 초격차 확보" 약속 이행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에서 47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독보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국내 가계대출 규제 강화 속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일관되게 추진해 온 '글로벌 전략'이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글로벌 순이익은 47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순익은 지난 2020년 3346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글로벌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올해 그룹 전체 손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3.7%에 달했다. 해외사업이 더 이상 국내 사업을 보완하는 부수적인 사업이 아니라 그룹 실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이 글로벌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금융업의 기존 성장 모델이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장기 저성장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가계부채 누적에 따른 신용위험을 주요 리스크로 꼽고 있다. 국내에서 대출자산을 늘리는 전통적인 성장 방식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가계대출 등 금융 규제수준도 높아 자산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와 더불어 연금시장, 스마트금융 서비스, 글로벌시장 진출 확대 등을 통하여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험이 많은 진옥동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해외통'으로 불리며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를 주문해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글로벌에서 확고한 초격차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최근까지 직접 해외IR 순방길에 올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 글로벌 실적의 중추를 담당하는 계열사는 역시 신한은행이다. 특히 올해는 동남아시아 신흥국의 수익성 둔화 속에서 과거 진옥동 회장이 오랜 기간 공을 들어온 일본 SBJ은행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 1986년 신한은행에 합류한 진 회장은 이후 1997년부터 일본 오사카 지점에서 해외경험을 시작했다. 오랜 기간 일본에서 근무하며 SBJ은행 설립 과정에 참여했고, 부사장을 거쳐 2015년에는 SBJ은행 법인장 자리에 오른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불린다.
SBJ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4억원보다 약 9% 증가했다. 영업수익도 2069억원에서 2614억원으로 늘었다. 일본 부동산시장 활황과 기준금리 인상 속에서 디지털 중심 영업구조와 기업 대출 중심의 '현지화 전략'이 견조한 성장세로 이어진 결과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은 해외사업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국가별 성과에는 차이가 있다. 해외사업 수익 절반 이상이 일본과 베트남에서 나오는 동안 일부 동남아 시장과 중국에서는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올해는 베트남법인이 상반기 손익도 1301억원으로 전년 동기(1325억원) 대비 1.8%(24억원) 줄어들면서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6억원보다 약 76% 줄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151억원에서 112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동남아 신흥국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까닭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현지 경기 침체와 더불어 자국 금융 산업을 보호하려는 현지 금융당국들의 규제 장벽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서다.
부실채권(NPL) 관리 부담이 커진 데다 신규 자산 확대마저 가로막혀 성장이 발목을 잡혔다. 단순히 대출자산을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금융과 자산관리 등 비이자이익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신한금융도 이러한 성장 불균형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사업 구조의 고도화와 신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은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지주회사 전환 절차를 밟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의 승인을 받았고, 신한은행은 올해 5월 이사회에서 금융지주회사 설립안을 가결했다. 6월 말 현재 신한인도파이낸스 지분 76.33%와 신한증권인도네시아 지분 99%는 각각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지 금융그룹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은행·카드·금융투자 등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인도네시아 사업의 외형을 키우는 것보다 각 계열사의 시너지를 통해 얼마나 효율적 수익성을 낼 수 있느냐가 새로운 과제가 된 셈이다.
동시에 특정 지역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영토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앙아시아 신흥 시장을 차세대 거점으로 낙점하고 진출 타당성을 적극 타진 중이다. 기존 동남아 중심의 글로벌 축을 중앙아시아까지 확장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진 회장은 지난 6월 우즈베키스탄 투자산업무역부 장관과 투자 및 금융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카드와의 동반 진출 방식을 통해 자동차 금융 등 리테일 사업 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 구조가 성장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 확대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며 "일부 신흥국 법인의 건전성 관리와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실적 변동성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