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동반진단: 환자에게 맞는 약 고르는 '처방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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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진단: 환자에게 맞는 약 고르는 '처방 관문'

등록 2026.08.29 07:06

이병현

  기자

치료 효과 극대화 위한 바이오마커 선별FDA, 효과와 안전 위한 의료기기로 규정진단기기와 치료제 공동개발이 중요 요소

사진=AI(챗GPT) 생성사진=AI(챗GPT) 생성

신약 임상시험이나 항암제 허가 기사를 읽다 보면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CDx)'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이름만 보면 치료를 돕는 부가 검사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특정 약을 사용할 환자를 가려내는 핵심 관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동반진단을 의약품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의료기기로 정의한다. 치료 효과를 볼 가능성이 큰 환자를 찾거나, 심각한 부작용 위험군을 제외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검사 결과가 부정확하면 그에 기초한 치료 결정 역시 어긋나게 된다.

병을 찾는 검사가 아니라 '쓸 약'을 고르는 검사


일반적인 진단검사가 환자에게 특정 질환이 있는지를 확인한다면, 동반진단은 해당 환자에게 '특정 치료제가 적합한지'를 판단한다.

같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라도 종양을 일으킨 분자적 원인은 다르다.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를 보이는 환자가 있는 반면, 역형성림프종인산화효소(ALK) 재배열이나 ROS1 융합을 보이는 환자도 있다. 병리학적으로 같은 암이라도 어떤 변이가 있느냐에 따라 쓸 수 있는 표적치료제가 달라진다. 동반진단은 환자의 혈액이나 종양 조직에서 이 같은 바이오마커를 찾아 치료제와 연결해 주는 '입장권' 역할을 한다.

모든 바이오마커 검사가 동반진단은 아냐


동반진단과 바이오마커 검사는 자주 혼용되지만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특정 치료제에 반응할 가능성을 나타내는 '예측 바이오마커'를 측정한다고 해서 무조건 동반진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검사 결과가 특정 의약품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사용에 '필수적'이어야만 동반진단으로 인정받는다.

국내 의료기기 품목 분류에서도 이 필수 여부를 기준으로 등급이 나뉜다.

▲동반진단(3등급): 특정 의약품을 처방하기 전 반드시 필요한 검사
▲동반보조진단(2등급): 약물 반응성 예측에 도움을 주지만 처방에 필수는 아닌 검사

따라서 임상 발표에서 "바이오마커 양성 환자의 반응률이 높았다"고 해서 해당 검사가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동반진단이라는 뜻은 아니다. 사후 분석용인지, 환자 선별용인지, 실제 처방용인지 구분해야 한다.

HER2-허셉틴, EGFR-타그리소···약과 검사는 한 묶음


대표적인 사례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트라스투주맙)과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형(HER2) 검사다. FDA는 1998년 허셉틴을 허가하며 HER2 단백질 발현을 측정하는 허셉테스트를 동반진단으로 함께 허가했다. 타그리소(오시머티닙) 역시 종양 조직이나 혈장 검체에서 특정 EGFR 변이를 찾는 검사가 동반진단으로 등재돼 있다.

최근에는 '한 검사-한 약' 공식도 깨지고 있다. 한 번에 여러 유전자 변이를 분석하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술 덕분이다. 파운데이션원 CDx 같은 종합유전체검사는 다수의 바이오마커와 표적치료제의 동반진단으로 활용된다. FDA 역시 과학적 타당성이 입증되면 하나의 검사법을 동일 계열의 항암제군 전체와 연결하는 '그룹 라벨링(Group Labeling)'을 허용하고 있다.

검사법과 검체에 따라 보는 정보도 다르다


동반진단에는 면역조직화학검사(IHC), 중합효소연쇄반응(PCR), NGS 등 다양한 기술이 쓰인다. 같은 바이오마커라도 검사법과 판정 기준이 다르면 결과를 호환할 수 없다. 면역항암제에 쓰이는 PD-L1 검사가 대표적이다. 암종과 치료제에 따라 종양비율점수(TPS)나 통합양성점수(CPS) 등 양성을 판정하는 기준값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양성'이라는 말만으로는 처방 기준 충족 여부를 알 수 없다.

검체 확보 방식도 변수다. 조직 채취가 어려운 경우 혈액 속 순환종양DNA(ctDNA)를 이용하는 액체생검이 대안이 된다. 그러나 혈액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실제 종양에 변이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종양에서 떨어져 나온 DNA 양이 적어 미검출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약과 진단은 임상 초기부터 '공동개발'


동반진단이 필요한 신약은 의약품 단독 개발로 끝나지 않는다. 임상 초기부터 바이오마커와 환자 선별 방식을 정하고 분석법을 확립해야 한다. 임상시험에 쓰인 분석법(CTA)과 향후 상용화될 기기가 다르다면 두 결과가 일치함을 입증하는 가교시험도 거쳐야 한다. 제약사와 진단기업이 임상 설계부터 허가 일정까지 보폭을 맞추는 공동개발이 필수적인 이유다.

한편 동반진단 양성이 약효를 보증하진 않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바이오마커 검사를 특정 시점의 상태를 보여주는 '스냅숏(Snapshot)'에 비유한다. 암세포마다 바이오마커가 다를 수 있고, 치료 중 내성 변이가 생길 수도 있어 재발이나 진행 시 재검사가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신약 임상 결과나 기업의 동반진단 전략을 평가할 때는 다음 사항을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

▲환자를 임상 시작 전 바이오마커로 선별했는가, 사후에 분석했는가? ▲해당 검사가 단순 연구용(LDT)인가, 정식 허가(또는 추진 중)된 동반진단인가? ▲조직과 혈액 중 어떤 검체를 사용했으며, 위음성·위양성 대비책은 무엇인가? ▲치료제와 진단기기의 공동 허가 계획이 명확한가?

동반진단은 신약의 단순 부속품이 아니다. 정밀의료 시대의 치료제는 '약과 검사'가 빈틈없이 결합된 하나의 완결된 치료 전략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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